중 경제우려 더블딥에서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중국 학계에서 올해 중국경제가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제불황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속속 나오고 있다.

'中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리이닝(厉以宁)교수는 "최근 중국의 물가상승은 원가상승으로 비롯된 것이며, 원가상승형 물가상승은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러민왕(人民網)이 17일 보도했다.

리 교수는 지난 15일 열린 중국경제연회에서 "중국이 직면한 통화팽창문제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띄고 있으며, 원가상승으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지준율인상이나 금리인상같은 거시정책조정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현재 처음으로 원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맞닥뜨리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최근 몇 년만에 출현했으며 특히 지난해부터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중국의 최근 통화팽창은 2008년 금융위기기간중에 대량 발행한 화폐량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왔던 것과 다른 주장이다.

리 교수는 원가형 통화팽창의 원인으로 원유와 철강석 등 원재료의 공급부족, 농산품의 공급부족, 임금인상으로 인한 물가상승, 부동산가격상승 등 크게 네가지를 지목했다. 그는 “거시긴축정책은 원재료부족을 해결할 수도, 농산품가격상승을 잡을수도, 임금상승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면서 "부동산가격을 억제하는데는 일정한 효과를 거둘수 있겠지만 상승세를 탄 원가는 아직도 물가를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정부는 통화팽창에 대응해 작년말부터 이미 7차례 지급준비율을 올렸고, 두 번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14일에도 중앙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대형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은 19%까지 올라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전국인민대표자대회 재경위원회 부주임인 허컹(贺铿) 역시 올해 스테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허 부주임은 "올해 중국의 현실은 지난해보다 훨씬 복잡하다"며 "지난해에는 각계가 걱정했던 것이 더블딥이었다면 올해 걱정은 스테그플레이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원가상승형 통화팽창압력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스테그플레이션의 주요한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과도한 인프라건설 투입, 저수익구조의 제조업위주 산업구조로 인한 채무위험, 일부 도시에서의 부동산 거품으로 금융위험압력이 커지고 있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꼽았다. 또한 도농간의 수입격차 심화가 대규모 농민공을 도시로 유입시키고 있으며, 이들의 구직수요도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를 깊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경제자체의 수요보다는 국내투자를 통해 고성장을 이뤄왔다"며 "이같은 방식이 지속된다면 경제구조왜곡은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 부주임은 이어 "거시정책은 공급관리로 전환되야하며, 구조적인 감세를 시행하고, 기업의 저이윤구조를 개선시키고, 고용효과가 높은 산업을 발전시키며, 분배구조를 조정하며, 위안화환율을 안정시키고, 부동산세제를 강화하는 등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데이터경제와 기술경제연구소 소장인 왕통산(汪同三) 역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원가주도형 통화팽창은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며 단기간내에 해결되기 어려운 성격을 띠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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