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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한진重 제공 |
(영도=아주경제 이정화 기자)바다를 뒤로 하고 대로변에 위치한 한진중공업 공장 출입문은 조합원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
지난 13일 사옥과 연결된 입구를 통해 들어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현장 곳곳에는 빨간 모자를 쓴 조합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서성이고 있었다. 일부 직장 등을 빼놓고는 약1100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전면파업'을 선언하고 일손을 놓고 있다.
심지어 김진숙씨가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크레인은 현재 작업에 투입되지 못 해 3대의 크레인만 작업에 투입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인도를 앞둔 선박들 건조는 진행되고 있었다.
비조합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 행정기술직 등이 현장에 투입돼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영도조선소를 찾았을 때의 활기는 느낄 수 없었지만 조선소 곳곳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용접 소음과 기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한진중공업의 영도 조선소는 보기에도 협소하다.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등의 조선소 부지 면적이 100만평을 넘는데 반해 이 조선소 부지는 8만평 남짓. 걸어서 20분이면 돌아볼 수 있는 규모다.
배를 건조하는 공간인 도크(dock)에서 지어질 수 있는 최대 크기의 컨테이너선은 6000TEU급이다. 폭이 50m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초대형 선박을 지을 수 없다.
게다가 조선소가 협소해 블럭을 다대포·울산 등에서 제작해 영도로 실어나르다 보니 물류비가 더 든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최근 컨테이너선 등이 1만TEU급 이상으로 대형화돼는 추세에서 점점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남아있는 상선 부문 수주잔량은 5월이면 소진돼 더 이상 건조할 물량이 없어진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가 견적을 내서 선주한테 제출한 횟수가 120여 차례에 달하지만 선주가 원하는 가격에 맞출 수 없었다"며 "지금과 같은 생산 체계로는 도저히 가격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한 척도 수주하지 못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고기술 고부가가치선을 전문 건조하는 조선소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더 이상 확장할 수 없는 악조건이지만 한진중공업이 영도조선소를 포기하지 못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수심이 깊어 준설을 할 필요가 없고 자연적 재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입지해 있어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
또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에 배를 발주하는 선주들이 방문하는 데도 편리하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정리해고는 생존을 위한 문제"라며 "영도조선소를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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