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의 거짓대책과 기자의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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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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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세계 4대 메이저 곡물기업이 농산물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목줄을 조이고 있다. 국제곡물시장의 유통채널을 쥐고 있는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벙기, 카길, 루이스 드레퓌스(LDC) 등 이른바 'ABCD' 곡물 메이저기업의 힘은 기상이변과 같은 위기에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우리 정부도 지난 13일 ‘종합물가대책’을 내놨다. 올해 안에 미국 시카고에 민관 합동으로 카길과 같은 한국형 국제곡물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

그러나 대책자료엔 곡물기업 설립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없었다. 중 장기 대책도 없었다. 그저 뉴스거리에 치우친 1년짜리 계획만 있을뿐.

분명 올해 안에 곡물기업을 세운다고 했지만 이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물어보면 '모르쇠'다.
그래서 이날 기자는 그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정부입장의 오보(?)를 날렸다. 지난 13일자 본지에 실린 '한국판 카길은 美 곡물기업 인수부터' 기사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와 민간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제곡물기업을 세운다'까지는 대책에 나와 있는 내용. ‘단기적으로는 미국 현지에 있는 중소형 곡물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공개된 기업의 지분참여(30%이상)로 경영권을 확보할 방침..'은 '오보(?)'.

기자의 '오보'가 그들에겐 관심대상도 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하나의 정보였을까? 오보에 대한 보도 정정·설명자료 등 대응이 없어 정부가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현재 우리나라가 운용하는 자금은 정부 200억원, 민간 250억원으로 총 450억원 정도이다. 이 자금으로 국제곡물기업을 세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거짓 대책이다. 곡물기업 설립 조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유통채널이기 때문이다. 이를 확보하려면 1기당 1000억원이 넘는 엘리베이터 건설이 뒷받침 돼야 한다.

'ABCD'의 그늘에서 벗어나 식량 자주권을 높이는 데는 엄청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 점에서 올해 안에 국제곡물기업을 세우는 건 '무리수'로 보인다.

초기부터 'ABCD'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경영시스템과 노하우를 배우고 난 후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쓸지를 먼저 고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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