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민나 기자) 눈에 보이는 것도 제대로 알고 싶지만 때로는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더 궁금할 때가 많다. 미술이 그렇다. 명화를 감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명화는 어떻게 탄생됐는지, 혹시 그 명화 안에 숨겨진 메시지나 비밀은 없는지 호기심 많은 이들이라면 한번 쯤은 궁금했을 것이다. 명화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본다.
지난 14일, 영국에서 들려온 한 소식에 세계 미술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이 이탈리아 국립 문화유산 위원회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역작 ‘모나리자’에서 다빈치 코드를 발견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탈리아 국립 문화유산 위원회가 모나리자의 눈을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모나리자의 눈 속에서 글자와 숫자들을 발견한 것이다.
실바노 빈세티 위원장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모나리자의 눈동자에 글자가 있다며 “맨눈으로 보면 보이지 않지만 확대경으로 보면 확실히 보인다.오른쪽 눈 안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이름을 뜻하는 문자 ‘LV’가 보인다”고 밝혔다.
육안으로는 판별할 수 없지만 이처럼 ‘과학’의 힘을 빌리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게 된다. 따라서 한 작품 안에서 작가가 어떤 '심경의 변화'를 거쳤는지 작가의 작품에 대한 변심을 읽는 것도 가능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적외선 투과사진을 이용하는 것이다.얇은 물감을 투과하는 성질을 가진 적외선을 이용하면 물감에 덮여 보이지 않던 연필이나 붓으로 그린 밑그림을 볼 수가 있다. 연필이나 먹은 적외선을 잘 흡수하는 특수 카메라를 사용하면 밑그림이 잘 찍힌다. 따라서 작가가 최초에 어떻게 그리고자 했는지 의도를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이 좋은 예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리는 신성한 모습이다. 하지만 적외선 촬영으로 이 작품을 보면 다소 무서워 질 수도 있다. 남자의 얼굴은 마치 유령같다. 눈이 둘, 코도 둘, 심지어 얼굴을 모두 새로 그린 흔적도 보인다. 당시 얀 반 에이크 못생긴 얼굴을 너무 정직하게 그린 탓에 이 작품의 의뢰자였던 아르놀피니가 완성된 작품을 보고 수정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음으로 작품의 비밀을 풀 열쇠는 바로 오늘날 병원에서 흔히 사용되는 엑스선이다. 엑스선은 물리학자 뢴트겐이 발견했다. 물체를 투과해 내부구조를 볼 수 있는 것은 당시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한 이듬해 엑스선은 그림에도 활용됐다고 한다. 아마 물리학자이자 아마추어 화가였던 뢴트겐은 엑스선으로 그림을 조사했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상당히 궁금했을 듯 싶다.
보통 화가가 사용한 물감의 성분이나 두께에 따라 엑스선의 통과 여부가 가려지는데 과거 납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흰색은 엑스선이 잘 통과하지 못한다. 그래서 색을 조합할 때 흰색이 많이 들어간 얼굴 부분은 마치 흰색 물감으로만 그림을 그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엑스선 조사 결과 나타난 렘브란트의‘젊은이의 초상화’를 보면 우선 그림 속 주인공의 헤어스타일이 변경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흑백사진 속 얼굴의 아래 쪽에 어떤 여인이 앉아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 여인은 물감을 덧칠해 버리는 바람에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엑스선을 통해 보면 렘브란트의 이러한 변심은 금방 들키고 만다.
(자료제공: 손주리 명화 속 과학체험전 AE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