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 위안화 절상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가이트너 장관은 18일(현지시간) 국영라디오방송인 NPR에 출연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중국에 위안화 절상 압력을 계속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위안화를 더 빨리 절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세계 경제 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안화 가치를 높여잡는 것은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데에도 도움될 것"이라며 "중국과 거래하는 국가들을 위해서라도 불공정한 경쟁요소는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위안화가 달러화 대신 글로벌 기축통화로 사용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합리적인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중국 관리들이 위안화 문제가 미국에 '큰 이슈'임을 알아야 한다며 이들이 위안화 절상 요구에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위안화 가치는 1993년말 이후 최고치로 치솟아 달러·위안 환율은 6.5824위안을 기록했다.(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 중국, 성과에 기대감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 일정이 공식 시작된 가운데 중국에서는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과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1997년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방문 이후 14년만에 국빈자격으로 미국을 찾은 후 주석은 현지시간으로 18일 오후 4시께 도착해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면서 도착 직후 서면으로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후 주석은 성명에서 “중미 양국이 수교후 32년간 전반적으로 양호한 발전을 유지해오고 있으며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를 포함해 광범위한 영역에서 협력의 성과가 좋다”고 평가했다.
후 주석은 그러면서 “지금의 국제정세는 복잡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양국의 공동 이익이 확대되기도 하지만 공동 책임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미의 목적은 양국이 서로 신뢰를 증진하고 우정을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시키기 위한 것이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중미 관계 및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큰 틀에서 갈등과 대립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양국 정상간에 큰 틀의 합의를 기대하면서도 회담 의제로 오른 현안이 대부분 합의도출이 쉽지 않은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베이징=이필주 특파원)
◇ 오성홍기 뒤덮인 워싱턴
후진타오 주석을 맞은 18일 워싱턴 D.C 시내 중심부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로 뒤덮였다.
백악관 주변의 라파예트 광장을 비롯한 인근 도로와 백악관에서 미 의회 의사당으로 이어지는 시내 한복판의 펜실베이니아가에는 성조기와 오성홍기가 나란히 나부끼기 시작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날 오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의 영접을 받았으며 이어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하루 계속 이어지는 릴레이 회의를 가지며 미.중 정상회담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 美재계, 대중압박 강화
미국 재계가 18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중국의 시장 확대와 위안화 절상 등을 거듭 압박하고 나섰다.
미 상공회의소 토머스 도너휴 회장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재계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확대 기조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중국이 자국 산업을 편애하는 데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도너휴 회장은 그러면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수출 증대를 위해 공정한 기회를 확보하고자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융기관 연합체도 이날 중국이 공정경쟁을 위해 금융서비스 부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소속의 셔로드 브라운(오하이오) 상원의원과 공화당 소속의 올림피아 스노우(메인) 상원의원은 이날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이 환율 조작을 계속한다면 제재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낮은 위안화 환율로 인해 미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재계의 불만을 고려한 것이나, 전문가들은 지난해 6월 이후 위안화가 3.5% 절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미국 재계의 타깃은 중국의 지적재산권과 무역장벽 문제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中 인권탄압 항의시위 열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이 시작된 18일(현지시각) 백악관 주변 인도와 라파예트 광장에는 중국과 티베트, 위구르족 인권활동가들이 몰려 인권상황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국민주당(中國民主黨) 당원 등 시위대 수백명은 이날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백악관 밖에 모여 중국 인권탄압 및 티베트 문제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에게 “후진타오를 꾸짖으라”고 요구했다.
티베트 시위대도 백악관 밖 인도에서 “티베트는 해방될 것”이라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 문제를 후 주석과 회담에서 안건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 한편에서는 인권활동가들이 확성기와 마이크로 중국 정부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었으며 다른 쪽에서는 “후진타오는 실패한 지도자”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나눠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류퉁싱 중국민주당 대표는 “중국도 미국처럼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는 나라가 되길 원하며 인민이 누군가의 개인적 견해가 아닌 법체제 하에서 재판받길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워싱턴=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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