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벨트 유치전, 지역갈등으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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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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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여권의 내홍이 지역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충청권의 과학벨트 조성을 두고 여권 일각에서 공약이행을 주장해 여당 의원들 사이에 마찰이 생긴 가운데 광주·전남, 전북, 대구·경북, 경남 등 지자체도 유치전에 뛰어들며 지역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9일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경북·대구·울산의 시도지사는 최근 대구 호텔인터불고엑스코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공동유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들은 세계 유일의 3대 가속기가 집적된 영남 동해안권이 기초과학연구의 최적이라며 포항 경제자유구역과 경주 위덕대 등을 입지로 한 영남권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전남권에서는 강운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도지사 등이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호남권유치위원회도 최근 정부 부처와 민주당에 협조 건의문을 보내 “대규모 국책사업이 영남권과 충청권에 집중됐기 때문에 과학 인프라의 분산 배치가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북은 ▲국유지인 새만금의 부지 확보 용이 ▲새만금 과학연구ㆍ신재생에너지단지ㆍ경제구역 첨단산업 연계 ▲서해안 신산업 벨트 연계를 통한 동북아 거점화 용이 등을 새만금 유치의 당위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정부 과천청사 및 공공기관 이전부지와 관악산 일부 등 160만여㎡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상지로 선정하고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경남 창원시도 경남도지사와 국회의원, 창원시장, 대학총장 등으로 구성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고문단을 구성하고 유치활동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맞서 충청권 시도지사들은 지난 17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충청권 추진협의회 발대식을 통해 "“비즈니스벨트는 세종시, 대덕연구개발특구, 오송.오창의 BT.IT산업단지를 광역경제권으로 발전시켜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 공약”이라며 “비즈니스벨트 입지는 충청권이 최적지임을 확신한다”며 약속의 이행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함구령’을 내리고 나섰지만 정두언 최고위원을 비롯해 나경원·서병수·박성효 최고위원이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강하게 주장한 상황이어서 내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안 대표는 19일 최고중진연석 비공개 회의에서 “더이상 과학벨트 이야기는 하지말라”며 당내 갈등이 확산되는 것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세종시’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는 이번 사안의 파장이 확대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정 최고위원이 공개 회의 전에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과학벨트를 충청권에 유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회의자료로 준비했다가 회의 직전에 거둬들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약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번 논란을 촉발시킨 임기철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의 문책을 주장하며 충청권에 과학벨트가 들어서야 함을 거듭 주장했다. 충청권 출신 야당 의원들도 임 비서관에 대한 경질 또는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임 비서관에 대한 ‘문책론’이 제기된 데 대해 “현재로선 할 말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임 비서관의 발언 내용 중) 일부가 와전된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본인의 말을 듣고 발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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