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시보레’도 틀린 표현… ‘쉐보레’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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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2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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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M대우(한국GM)의 새 브랜드 표기 논란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GM대우 차량에 새로 달리게 될 십자 로고 ‘Chevrolet’를 두고 시보레, 쉐보레냐 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 결과 오늘 아침자 신문에는 각 매체별로 ‘시보레’와 ‘쉐보레’가 제각각 사용됐다.

‘쉐보레’라는 사측의 표기와 ‘시보레’라는 현 외래어표기법 사이에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다.

‘Chevrolet’가 한국에서 이미 ‘시보레’로 오랜 기간 통용돼 왔는데 GM대우는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쉐보레’로 표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혼란이 일자 연합과 뉴시스 등 통신사는 이례적으로 국립국어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 “현재로서는 ‘시보레’가 맞다. GM대우가 변경을 요청하면 다시 검토하겠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더 엄밀히 말하면 ‘쉐보레’로 표기하는 게 맞다. ‘쉐보레’는 GM대우의 고유한 브랜드, 즉 고유명사기 때문이다.  물론 바른 표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시보레’가 맞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사측의 요구를 인정해 주는 게 최선의 절충안이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2003년 9월 3일 제53차 회의에서 ‘시보레’를 외래어 표기법으로 등재했다. 연합통신,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이 시보레를 사용한 이유다.

하지만 이는 ‘현지식 발음과 최대한 비슷하게 한다’는 최근 경향을 반영하지 않은 일시적 규정일 뿐이다. 발음기호[ʃèvrəléi] 상으로는 ‘셰브럴레이’ 혹은 ‘셰보레’로 쓰는 게 가장 정확하다.

국립국어원 역시 ‘Chevrolet’를 ‘시보레’로 규정하며 “스위스 태생 미국 자동차 레이서, 설계 제조자 루이스’ 셰브럴레이(Chevrole)’의 이름에서 연유’했다고 설명하는 등 같은 철자에 대한 한국어 표현에 일관성이 없다.

다만 한 고유명사가 50년 이상 고착화 됐을 경우 이를 표준어로 하는 경우도 있다. ‘버내너(banana)’가 ‘바나나’로 통용되는 게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쉐보레의 경우 아직 ‘시보레’가 고착화 됐다고 하기에는 시기상조다. 아직 전 국민적으로 알 만큼 인지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곧 ‘쉐보레’는 전 국민적인 인지도를 갖추게 된다. 국내에 다니는 자동차 중 약 10%가 ‘쉐보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표기를 통일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시보레/쉐보레/셰보레 등이 혼용돼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국립국어원은 이 같은 혼란을 막기 위해 빨리 새 규정을 내놔야 할 것이다. GM대우도 자사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립국어원과 긴밀하게 논의해야 한다.

한편 외래어가 많이 사용될 수 밖에 없는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많다.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는 ‘도요타’지만 한국법인명은 ‘한국토요타’다. 독일 ‘폴크스바겐’ 역시 한국에서는 ‘폭스바겐코리아’다. 브랜드명은 도요타와 폴크스바겐으로 하돼 법인명은 사측이 정한 걸로 인정해 주는 게 맞다.

가령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도요타 브랜드 전 차종에 대해 특별 프로모션을 실시한다”고 하는 건 실수가 아니다. 고유명사인 법인명과 외래어표기법을 모두 인정하는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법인명이 외래어 표기법과 일치했다면 가장 좋았을 터. 하지만 이미 정해져 버린 이상 이를 인정해 주는 게 맞다. 앞으로 사측과 국어학자, 언론이 힘을 모아 외국 차의 표기를 통일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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