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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전력수급 이대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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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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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③ 산업 열효율 제고 노력해야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우리나라는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다. 전체 제조업에서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수요량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에너지저소비형 고부가가치산업의 성장세가 높지만 여전히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조선, 기계, 건설·플랜트 등 중화학공업이 전체 산업 에너지 사용량의 절반을 훨씬 웃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화학공업은 여전히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석탄을 제외하고 원유 등 주요 에너지원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원유와 해외자원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제조업을 비롯한 전 경제구조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정전사태는 국내 산업부문에서의 에너지 수급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일깨웠다. 이에 따라 전 산업에서 이 같은 사고가 재현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는 것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효율 제고, 고부가가치 에너지저소비형 산업으로의 재편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화학공업 등 에너지다소비 비중 여전

제조업 주도의 경제성장과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제조업 부문 에너지소비는 1975년 이후 지난 30여년간 연평균 약 8.2%의 높은 증가를 보여왔다.

특히 전력소비는 제조공정의 자동화와 전력다소비산업인 중·화학공업의 상대적 고성장에 힘입어 그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가장 대표적인 에너지다소비 산업인 석유·화학업종의 2009년 전력판매량은 4만63Gw로 21.4%(표-제조업종별 판매전력량 추이 참조)로 가장 많다.

이어 철강제조업 등 1차금속산업의 판매전력량은 2009년말 현재 3만5148Gw로 전체의 18.8%를 점유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되는 자동차 산업 역시 금융위기 이전부터 전력소비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09년에는 1만1959Gw로 전년대비로 7.9%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노동집약적 산업인 섬유·의복 분야는 2005년 1만18Gw, 2006년 1만2243Gw, 2007년 1만2016Gw, 2008년 1만1583Gw, 2009년 1만1543Gw로 국내에서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전력판매량만 보더라도 확인되고 있다.

특기할만한 사항은 전력을 포함한 에너지원별 소비량은 석유·화학 산업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석유의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고, 전력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미디어의 발달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는 영상·음향 부문 전력소비량도 2009년 2만8512Gw로 지속적인 상승추세에 있다.

에너지저소비 업종의 대표격인 조립금속 산업의 전력소비량은 2006년 5750Gw, 2007년 6126Gw, 2008년 6684Gw, 2009년 6492Gw 등 전체 에너지소비량에서 전력소비 비중이 70%를 웃돌고 있을 정도다.

◆친환경 전력 수요량 갈수록 커질 듯

선진국으로 갈수록 제조업의 비중은 줄어들고, 수송 및 서비스업에서의 에너지 사용량은 높아지게 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주요국의 에너지 소비 비교’를 보면 주요 선진국은 서비스업의 비중이 70%를 초과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60% 미만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용도별 전력판매량을 보더라도 이 같은 추이는 확인되고 있다.

한전이 지난해 용도별 판매전력량(1~11월)에서 제조업은 19만2242Gwh로 전체의 48.6%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서비스업은 11만8050Gwh로 29.8%를 기록했다. 가정용(5만7004Gwh)은 14.4%, 기타(2만8602Gwh)로 집계됐다.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전력 등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산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높다.

에경원에 따르면 한국은 1980년대 평균 40.9%에서 1990년대 38.3%로 소폭 감소했지만, 2000년 45.7%, 2005년 47.7%, 2006년 48.5%로 산업 부문 최종에너지소비는 증가 추세에 있다.

같은 기간 미국은 34.2%, 27.3%, 27.5%, 24.2%, 24.1%로 줄었다. 일본과 프랑스 역시 비슷한 추이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경우 에너지저소비·고부가가치 산업인 서비스업의 비중이 가장 높다.

우리 정부도 서비스업 선진화를 통해 이 같은 산업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친환경 에너지인 전력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마련한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전력소비량은 연평균 3.1%(2010년 42만5412Gwh→2024년 65만3541Gwh)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용은 2010년 7만5769Gwh에서 2015년 8만9870Gwh, 2020년 10만1268Gwh, 2024년 11만333Gwh로 14년동안 총 2.7%가 늘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업을 비롯한 상업용 전력소비량은 2010년 13만3735Gwh, 2015년 18만1112Gwh, 2020년 22만3957Gwh, 2024년 25만1156Gwh로 같은 기간 4.6%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산업용 전력수요는 2010년 21만5909Gwh, 2015년 24만9860Gwh, 2020년 27만2996Gwh, 2024년 29만2052Gwh로 증가폭(2.2%)이 가장 적다.

◆고효율 기술개발이 관건

공공기관과 가정용 난방, 상업용은 수요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여수산단 정전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산업부문의 수요조절은 생산차질로 이어져 국가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산업 부문에서 전력소비구조를 에너지저소비형 고부가가치 산업 재편과 아울러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기술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말 SK에너지가 울산석유화학 단지에 건설한 나프타 분해공정 설비 기술개발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석유·화학 산업에서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되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한 것

생산공정 기술개발에 성공한 박덕수 SK에너지 부장은 “석유화학 신공정을 개발하는 데는 보통 20년 정도가 걸리지만, 이 기술은 곧바로 상용화 실증을 거쳐 10년으로 단축했다”며 “에너지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생산성 향상과 함께 1조원에 달하는 플랜트 수출을 통해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이익창출이라는 부수익도 거둘 수 있게 됐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부문에서 에너지 이용효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과 함께 에너지저소비·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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