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인수 기자)아마도 증권관련 서적만큼 화려한 수식어로 장식된 책 제목도 드물 것이다. 실제 네이버 책 검색을 통해 찾아봤더니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최상급 미사여구들이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기법이나 비법은 기본이고 ‘원샷’ ‘인생역전’ ‘역전의 승부사’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표현들이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이들 대부분의 책 서문이 실패담으로 시작해서 성공담으로 끝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계기로 투자를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깡통계좌가 됐고 인생을 마감할 생각으로 한강까지 갔다 새롭게 마음먹고 연구노력해서 새 기법을 만들게 돼 지금은 큰돈을 벌었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모두가 다 성공해서 지금도 큰돈 벌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원형지정 황호철씨 사건이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것을 보면 더욱 더 간절하게 저자들의 계좌를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개인투자자 치고 투자를 시작하며 증권서적 한두 권쯤 안 읽어 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주식투자해서 돈 버는 게 별것 아니구나”하는 착각에 빠진다. 하루에 얼마씩도 벌었다는데 그 절반만 벌어도 월급쟁이보다 더 벌 수 있다는 달콤한 환상에 젖어 시작도 하기 전에 주판알부터 튕겨본다.
정말 증권서적 한두 권 읽었다고 모두가 성공 투자자가 될 수 있을까?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현재 투자에 실패하고 있는 독자라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책과 실전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어디 더 좋은 책이 없나 헤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수많은 증권관련 서적을 읽어봤지만 실전에 큰 도움을 주는 내용은 그다지 접해보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공부하고 연구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떤 책을 이용해 어떤 공부를 해야 실전에 도움이 되고 자신의 수익모델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는지 말하고 싶을 뿐이다.
책이름을 거명할 수는 없지만 초보자 일수록 성공담보다는 기본이 되는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놓은 책 보기를 권한다. 예를들면 캔들스틱, 시초가, 이동평균선, 등 기술적 분석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들 즉 차트를 읽어낼 수 있는 기본부터 익혀야 한다.
성공담을 엮어놓은 대부분의 책들이 보조지표를 사용한 기법들이 대부분인데 말 그대로 보조지표는 보조지표일 따름이다. 그리고 단기매매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자신의 트레이딩 환경을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기본에 충실한 책들부터 독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타를 하겠다며 달랑 컴퓨터 1대에 모니터 1대를 가지고는 트레이딩 환경부터 지고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지와 저항의 의미도 모르며 박스권 매매를 한다면 그 또한 웃기는 얘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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