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울의 용산전자상가에 비견되는 아키하바라는 유명 관광지인데도 불구하고 지저분하고 좁은 역사(驛舍), 유동인구에 비해 좁은 인도, 허술한 기반 시설 등 관광지로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일관해 왔다. 이러다보니 아키하바라의 명성도 점차 희석됐다.
여기에다 2008년 6월 아키하바라 길거리 한복판에서 발생한 엽기적인 살인사건은 아키하바라의 이미지에 일대 타격을 가하면서 아키하바라의 불황을 심화시켰다.
이 사건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주말 대낮 트럭을 타고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돌진한 뒤 차에서 내려 행인들을 향해 닥치는 대로 칼을 휘둘러 7명을 죽이고 10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끔찍한 살상 사건 이였다.
이로 인해 아키하바라에서 주말마다 실시되던 '보행자천국' 행사가 폐지됐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줄어들었다.
그 뒤 아키하바라의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민·관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상가 주변에 방범 카메라를 50대 설치하고, 아키하바라 자율규칙을 제정했으며, ‘안전한 공간 만들기’등 상가 주인들이 앞장서 치안 회복을 위해 힘쓴 끝에 지난 23일, '보행자천국'은 2년 7개월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이날 아키하바라 중앙도로를 따라 거창한 기념식이 열렸으며 이날에만 고객 10만명이 몰렸다.
일본언론은 아키하바라의 치안 회복 소식을 전하면서 이미지 개선을 통해 불황 극복으로 나아갈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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