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배은희 대변인이 전했다.
배 대변인은 “현재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창궐하고 있고, 또 많은 국회의원들이 해외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의총을 미루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안 대표를 포함한 당·정·청 주요 인사들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한 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이번 의총 연기에도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전날 회동엔 개헌 의총 소집을 주도한 안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는 물론, ‘개헌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까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이 대통령과의 만찬 회동 내용을 전하며 “대통령과 개헌 관련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어제) 만찬에선 일체 (개헌에 대한) 얘기를 하지 말자는 공감대가 이뤄졌다”며 이 같은 관측을 부인했다.
그러나 최근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던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에 대한 우리 군의 구출작전 성공으로 모처럼 정부·여당의 정국 ‘호재’가 마련된 만큼, ‘설 연휴를 앞두고 자칫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개헌 문제는 당분간 꺼내지 말자’는 묵시적 합의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전날 이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당·정·청이 협력해 당과 정부를 반드시 성공시켜 정권 재창출을 이루자”고 다짐했다고 다짐했다고 안 대표가 전했다.
이번 만찬 회동엔 이 대통령 외에 안 대표와 김 원내대표, 심재철 정책위의장, 원희룡 사무총장 등 당 관계자들과 이 특임장관, 그리고 청와대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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