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해외 수주에 ‘비상등’...건설사 대책 마련에 골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1-24 19: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해외건설 수주 800억불 달성에 제동 걸릴까'. 최근 리비아에 진출한 우리나라 건설사 공사현장이 현지 주민들의 습격으로 큰 피해를 입자 현재 추진 중인 사업과 향후 국내 건설업체의 리비아 진출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리비아 정부가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에 대한 보상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업계에선 아프리카 및 중동 등 위험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현지 근로자들의 안전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리비아의 경우 지난해 외교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업체가 공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바 있어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상황이다.

24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리비아 현지에는 현재 20개 가량의 국내 건설사가 진출해 있으며 이들은 50여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진출 업체는 물론 중동 등 위험지역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업체 사이에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 리비아 사태..."해프닝으로 끝나길"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은 지극히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와 외교통상부 등은 지난 14~15일 리비아에 진출한 신한·원건설 등 우리 건설업체 3~4곳의 공사현장에 현지 주민들이 난입하는 과정에서 45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한국인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한국건설사만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카다피 원수가 "리비아에서 건축되는 주택은 리비아 국민의 것이며, 당신이 들어가 살 권리가 있다"는 발언에 따라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이다.

신한 관계자는 "현재 100여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근무 중으로 큰 피해는 없었으며, 공사는 다시 정상화됐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은 적은 상황으로 현지에서는 단순 해프닝으로 보고 있는데 국내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할 경우, 현지 직원들의 신변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사고 현장과는 거리가 멀고,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현장이 있다는 점에서 그리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혹시라도 모를 사고에 대비해 경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수주가 예측되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3조원 규모의 주택건설사업 수주가 임박한 한 대형사 관계자는 "건축사업장은 대부분 도시 내에 위치해 공개된 구조이기 때문에 플랜트나 토목공사 현장보다 위험하다"며 "수주에는 큰 영향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 현장 '목숨 걸고 일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그래도 리비아 정도면 양호한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나이지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반군들이 활동하는 지역의 안전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탈레반 반군이 활동하는 아프가니스탄에 진출해 있는 삼환기업은 현재도 이 곳에서 도로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직원을 비롯해 협력사 등의 직원들을 포함하면 50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상시 근무 중이다.

지난 2007년부터 이 현장에서는 탈레반 반군의 총격이 이어지고 있다. 삼환기업은 현장에 무장경비를 배치하고 있으며, 이동할 때에도 무장한 경비원들을 대동하고 직원들에 위험수당을 지급하는 등 직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03년에는 이라크에서 국내 업체 관계자들이 반군의 테러로 사망 혹은 부상을 당한 적 있으며, 2007년도에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서 대우건설 직원 9명이 납치됐다 풀려난 데 이어 현대중공업 직원 한 명이 총상까지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09년에도 나이지리아 남부 유전지대인 니제르 델타에서 대우건설 바지선과 현지인 직원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일시 억류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 피랍·테러 위협은 '여전'
해외 진출 국내 건설근로자들에 대한 피랍·테러 위험은 상존한 상태다. 한국 기업들이 나가 있는 나라가 주로 정치 상황이 불안하거나 치안이 허술한 중동·아프리카이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쿠웨이트 등에서는 무장 단체나 주민들로부터 여전히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해외건설협회에서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직원이 현지에 급파돼 있는 상황이며,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와도 긴밀한 협조 아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이란·리비아 사태 당시에는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려 24시간 가동하는 등 부심했었지만, 이번에는 업계와 현지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또 정부에서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어 큰 문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4일부터 6박9일간의 일정으로 리비아, 이집트 등을 방문하는 출국길에 오른 정종환 국토부 장관도 직접 리비아를 방문해 이번 사태를 수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건이 일어난 것은 14~15일 사이로 이미 현지상황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 든 것으로 알고있다"며 "정 장관은 이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아프리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당초 리비아 총리 및 공공사업부 장관과의 '제5차 한-리비아 공동위 추진 논의' 단계에서 현지 건설사에 대한 보호 및 안전관리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이미 예정된 건설분야 진출업계 관계자와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