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미국의 금융회사들은 수익성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영업 확대는 물론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일본과 유럽은 대내외적인 악재들이 겹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올해 순이익 목표치는 8조원에 달한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KB금융은 올해 2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업계 1위를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내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은행권 최고의 수익을 기록 중인 신한금융은 2조3000억원가량을 목표로 제시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1조8000억원과 1조30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국내 은행들은 27개의 해외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들도 패닉상태에서 벗어나면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40%가량 급증했으며, 씨티그룹도 지난해 106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금융권은 대출과 카드 발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JP모건의 경우 지난해 4·4분기에만 대출은 6%, 카드 발급 건수는 4% 증가했다.
중국 금융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공상·건설·중국·교통은행 등 중국 내 주요 은행들의 지난해 순이익은 30%가량 증가했다.
중국 은행들은 넘치는 유동성을 활용해 해외 인수·합병(M&A)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공상은행이 국내 금융회사 인수를 타진하고 있고, 초상은행이 하나금융과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체결하는 등 양국의 금융 교류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반면 일본과 유럽의 금융회사들은 수익성 악화로 신음하고 있다.
일본 6대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8000억 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쌓은 대손충당금이 이익으로 환입돼 순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수익성이 높아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도 엔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 부실화 우려가 여전해 예대마진이 12%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유럽계 은행들이 발행하는 채권의 신용위험은 이미 정크본드 위험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다보니 영업 확대에 나설 여력이 없다. 올해도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출 및 투자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 은행권의 경영난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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