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퇴직연금 실적 급증.. 상반기 최대 격전 예고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시중은행들의 퇴직연금 영업실적이 급증하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경우 24일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자산관리계약 기준)은 3조 498억원으로 나타났다. 평가익을 반영한 실적으로는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이미 지난 2009년 11월과 지난해 6월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적립금이 각각 1조원과 2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2조 992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평가익을 제외한 원금 기준 실적이 24일 현재 2조 969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월말에 주가 상승 등에 따른 평가익이 반영되면 3조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초 은행권 3위의 실적을 거두었지만 작년 한 해 동안 1조 6000억원 가략 적립금이 급증하면서 원금 기준으로 은행권 수위에 올라섰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작년 원금 기준 실적이 각각 1조 3000억원과 1조원 가량 늘어났으며 24일 현재 각각 2조 5000억원과 1조 400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기업은행은 올 들어 퇴직연금 가입업체 수가 1113개로 급증한 덕분에 24일 현재 2만 2219개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권의 퇴직연금 실적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연말 퇴직신탁과 퇴직보험에 대한 세제혜택 종료에 따라 기업들이 퇴직연금 가입에 서두르는 것과 동시에 은행들도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이 이달 초 퇴직연금에 가입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도 조만간 추가로 가입할 예정이다. 퇴직연금 전환 규모가 다음 달 이후로도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기아자동차와 KT, 한국전력 등 대기업의 퇴직연금 가입이 예정돼 있는 상태. 이에 따라 상반기 중 퇴직연금 시장은 은행권 최대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비해 올해 신한은행은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고 우리은행은 최대 2조원 증가로 은행권 점유율 1위를 탈환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2개 기업금융센터와 기관고객부 간 공조영업 확대로 연내 1만 5000개 업체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하나은행도 1조원 이상 늘릴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