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는 ‘피할 수 있었던 재앙'』…美의회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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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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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에서 발생해 전 세계로 퍼진 금융위기는 정부에 의한 규제의 실패, 기업의 실수, 그리고 월스트리트(사진)의 경솔한 위험 감수 때문에 초래된 “피할 수 있었던 ” 재앙이라고 미국 의회 보고서가 결론지었다.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2009년 5월 미국 의회에 의해 설립된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는 27일 발표할 576쪽 짜리 조사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보고서를 사전 입수해 25일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FCIS는 보고서에서 정부, 연방은행, 그리고 기타 규제기관들을 위기 금융위기에 책임이 있는 기관들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이들 기관이 부정직한 주택담보부 대출,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대출의 과도한 꾸러미화 및 판매, 대출담보부증권에 대한 위험성 있는 투자 등 ‘재앙적 혼합물’을 허용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FCIS는 보고서 결론 부분에서 “아무도 이런 일이 닥치리라 예견할 수 없었고 따라서 아무런 조처도 취해질 수 없었다는 식의 핑계를 받아들인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비극”이라며 “이런 상투적 말을 용납한다면 금융위기는 재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FCIS는 금융위기와 관련해 몇몇 금융기관들이 탐욕과 역량부족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 위원회는 금융위기 원인과 관련해 그 직접 장본인인 금융시장보다는 오히려 감독기관인 정부에 대해 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FCIS는 이 최종 보고서 작성을 위해 19일 간 청문회를 열었으며, 700명 이상의 증인에게서 증언을 들었다. FCIS는 민주당 추천 6명과 공화당 추천 4명으로 구성된 10인 위원회다.

한편 FCIS 보고서 곳곳에 문학적 표현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는 신용평가 기관들을 가리켜 “금융파괴라는 수레바퀴의 톱니”라고 불렀다. 보고서는 또 셰익스피어 희곡 ‘줄리어스 시저’에 나오는 문장을 패러디해 “잘못은 별들에 있지 않고 우리에게 있다”라고 썼다. 주택담보부대출과 관련된 증권을 수조 달러어치 설계해 판매한 은행들을 가리켜서는 “이카로스 (밀랍으로 붙인 날개로 날다가 경고를 무시하고 태양에 너무 가까이 접근해 밀랍이 녹는 바람에 바다에 떨어졌다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처럼 그들은 태양에 더 가깝게 날아오르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아주경제 송철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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