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이날 한강변의 체계적인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지정한 성수·압구정·여의도·이촌·합정 등 5개 전략정비구역 가운데 3곳의 구체적인 개발 밑그림을 공개했다.
이번에 확정된 여의도·이촌·합정 3곳의 전략정비구역 지구단위계획안은 지역적 특성과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공원과 문화·레저·상업시설이 어우러진 워터프론트(수변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개발계획을 담고 있다.
◆ 여의도,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맞먹는 매머드급
향후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될 지역은 여의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규모만 해도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맞먹을 정도로 매머드급이다. 그러나 용산과는 다르게 이 곳은 주민들이 사업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최고 70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 3개동이 들어서고, 기부채납으로 조성된 용지에는 공연·전시·레저공간을 갖춘 4층 규모의 아레나시티가 조성된다.
시는 글로벌타운 조성사업의 성공을 위해 여의도 아파트지구를 기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상향조정하는 대신 기부채납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 여의도는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와 1구역, 2구역 등 3개 구역으로 통합 개발된다.
이 가운데 1구역에는 아파트 9개 단지 6266가구와 2구역 2개단지 1906가구가 건립되며, 이 가운데 900여 가구는 일반에 공급될 예정이다. 주거복합용지에는 평균 40층 이하 최고 50층 높이로 건립되며, 비주거복합용지는 상한용적률 800%에 층수 제한은 없다.
현재 4개 초·중·고교의 위치를 조정해 공원 속에 학교가 있는 스쿨파크로 조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정주환경에 부합하는 국제학교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교통문제 해소를 위해 은평구 새절~여의도~장승배기를 잇는 총연장 12.1㎞의 지하경전철 개발 계획은 확정·추진된다. 여의도공원~예술섬~용산국제업무지구를 연결하는 7.2㎞의 트램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촌지구는 북한산~종묘~세운녹지축~남산~한강~국립현충원~관악산을 잇는 남북녹지축이 조성된다.
서빙고역세권은 신동아아파트 뿐 아니라 인근의 온누리교회, 신동아쇼핑상가를 포함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체계적인 통합개발로 입체복합도시를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주택재건축사업을 통해 상한 용적률 322%를 적용해 평균 30층 이하, 최고 50층으로 총 4339가구의 아파트가 건립된다.
합정지구는 한강변의 절두산 성지와 양화진 묘지공원을 중심으로 역사특성 경관거점으로 조성되고, 홍대의 문화·예술 특성을 살리도록 개발계획을 수립했다.
◆ 재원확보 등 풀어야할 난제 '산적'
사업규모가 가장 크면서도 주민들에 의해 진행되는 만큼 여의도 지구가 이번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경우 대규모 SPC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여의도의 경우 기부채납을 통해 재원이 확보돼야 하며, 이를 이용해 사업도 유기적으로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기부채납에 대해 용적률과 층수 인센티브를 부여해 주민과 공공이 상호 윈-윈하는 정비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주민들이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이끌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신교통망도 서울시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예산확보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신교통망 구축에만 총 1조77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예산안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본부장은 "경전철, 트램 등 신교통망 신설은 당초 계획돼 있던 사업이었던 만큼 교통본부에서 예산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모든 재원을 서울시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기간이 최대 10년이라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주민참여형으로 진행되는 만큼 사업속도가 빠를 수는 없겠지만 인허가 절차가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최대 10년간 재산권 행사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의도의 경우에도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기부채납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특히 사업기간이 길어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가 어려운 만큼 각종 의견차이 등의 문제로 자칫하면 사업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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