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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연출을 맡은 이지나 연출가. |
연출을 맡은 이지나(47)는 지난주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그녀는 곧 "하지만 광화문 연가는 광화문에서 하는 게 맞다. 이는 고 이용훈 씨의 바람이기도 하다"며 광화문 연가의 대극장 공연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연출가 이지나는 이번 광화문 연가의 무대를 스토리의 크기가 아닌 '세월의 깊이'로 무대를 채우겠다는 각오다. 이 연출가는 "이 작품은 매우 복합적인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며 80년대부터 현재를 아우르는 정서에 현대적인 모던함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출가는 "오리지널은 오리지널대로 하되, 현대적 편곡을 거쳐 ‘세월의 흐름’으로 극장을 가득 메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지나는 고 이영훈 작곡가의 다소 덜 알려진 곡들도 뮤지컬 넘버로 쓸 것임을 암시했다. 그녀는 "주제곡이라고 다 유명한 곡들로만 끌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많이 알려지지 않는 곡들도 넣어 히트곡 퍼레이드가 아닌 뮤지컬을 만들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작업은 상당히 부담되는 작업이라고 털어놨다. 이는 제작발표회때 동석했던 편곡을 맡은 이경섭이“다들 너무 많이 알고 있는 곡인 만큼 부담이 된다. 손 댈 데가 없는 작품을 손 댄다는 게 쉬운 작업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이나, MC 김승현과 공동 프로듀서를 맡은 임영근이 “그 분의 노래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지나는 "사실 작업을 하면서 작곡가를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그의 천재적인 음악성이 투영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80년대부터 오늘날까지의 시대성에 중점을 두되, 사랑이 전부가 아닌 독특한 인물을 이 작품에서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연출가는 광화문 연가는 시간의 흐름이 아닌 '의식의 흐름'에 따른 뮤지컬이므로 관객들이 이 점을 주지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연출가는 이 작품에서 스토리텔링에 그치지 않는, 광화문 연가만이 할 수 있는 작품을 관객에게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그간 ‘바람의 나라’ ‘서편제’ 등 작업했던 공연마다 한국 특유의 정서를 가미해 온 이지나가 이번에 선보이는 '한국식 카드'는 무엇일까. 이지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 특별히 넣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국인인 내가 만드는 작품인데 어떤 식으로든 한국적인 것이 반영되지 않겠느냐"라고 답했다.
이어 "아이돌 그룹인 비스트의 양요섭을 광화문 연가의 주인공으로 발탁한 것은 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10대 아이들도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며 "이 작품이 청소년 관객들을 불러 모아 고 이영훈의 곡들을 요즘 세대가 많이 알게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지나는 그동안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2002), 뮤지컬 록키 호러쇼(2002), 뮤지컬 그리스(2003), 연극 클로저(2005), 뮤지컬 헤드윅 (2005), 연극 바람의 나라, 귀신의 집으로 오세요 (2007) 등의 연출을 맡았다. 올해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와 뮤지컬 '광화문 연가'로 팬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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