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유화업계 및 플라스틱업체 등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난이 심각한 가운데 석유화학제품가격도 올라 가공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플라스틱업계 관계자는 “원료가격 인상으로 작년 플라스틱업체들은 20~30년만의 적자를 겪었다”며 “원료값이 제품가의 70%를 차지하는데, 원가 인상분을 생산성 향상이나 구조조정 등으로 버텨내는 게 이제는 한계”라고 토로했다.
가격이 오른 석유화학제품 중에서도 특히 LDPE(저밀도폴리에틸렌)와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는 수급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이는 플라스틱제품과 농업용필름 등에 쓰이는 두 제품이 태양광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EVA는 태양전지 소재로 쓰이고 LDPE는 EVA와 생산라인을 공유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태양광 수요가 팽창하는 가운데 이들 제품의 수급이 타이트해지며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LDPE는 10%, EVA는 25% 정도 국내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국제 시황이 주된 요인이지만 가공업체들은 대기업인 공급사들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수요 확대 등으로 수급이 타이트하다는 게 석유화학 메이커들의 주장인데 그들 자회사에는 (제품을)배불리 주면서 다른 가공업체에는 적게 주는 것은 모럴해저드가 아니냐”며 “공급부족으로 가공업체들은 타격을 받고 있는데 계열사들은 호황을 누리는 이율배반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 기름값 등 소비자물가는 공급가격 강제 공개 등을 통해 정부가 물가 안정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석유화학제품 등 중간제품 가격은 기업 비밀로 철저히 외부 공개가 차단되며 물가 안정 기능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중요함에도 소외받고 있다”며 “석유화학업체들의 생산은 늘었는데 수출에 비해 내수 절대량이 줄어 가공업체는 원료가 귀한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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