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의회 22년 만에 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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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이 통치하는 미얀마에서 31일 22년 만에 처음으로 의회가 열렸다.

이날 오전 8시55분께 수도 네이피도의 신축 국회의사당에서 시작된 상ㆍ하 양원 개원식은 삼엄한 경비속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출범한 양원 의회는 지난해 11월7일 약 20년 만에 처음 치러진 총선에서 선출된 상원의원 224명과 하원의원 440명으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약 80%가 군정과 그 후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 소속이다.

군소 야당의원들은 군정이 의회를 장악했지만 1988년 이후 처음 의회가 소집된 사실에 더 무게를 두며 기대를 내비쳤다.

민주화 운동 지도자로 3개월 전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야권단체 민주주의민족동맹(NLD)에서 떨어져 나온 민족민주세력(NDF)의 한 의원은 "의회 소집은 미얀마의 민주적 변화를 향해 한 걸음 내디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1월 총선 당시 선거 과정이 불공정하고 민주적이지 않다며 참가를 거부했던 NLD는 이날 의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NLD는 이날 온라인 성명을 통해 홈페이지(www.nldburma.org)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의사당으로 연결되는 길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방어벽을 설치한 채 통행을 차단했다.

전통의상을 입은 의원들과 소수민족 대표들이 탄 버스들이 국회의사당에 도착할 때마다 폭발물 검사가 실시됐으며 취재진과 외교관, 일반 국민의 국회 개원식 관람도 불가능했다.

의원들은 앞으로 의회에서 국가안보나 통합을 해치지 않는 경우에만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며 의회 내에서 항의할 경우 최고 2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으며 카메라와 휴대전화, 컴퓨터, 녹음기 등 전자기기 휴대가 일절 금지된다.

의회에서 사진이나 문서를 반출하는 경우 최고 2년 징역형, 국회의사당 부지에 허가 없이 출입했다 발각되면 1년 징역형을 받게 된다.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원 의원들은 앞으로 15일 내에 합동의회를 소집해 미얀마 대통령과 부통령을 뽑아야 한다.

대통령ㆍ부통령 선출은 내각 구성이 마무리되고 정부가 본격적인 행정업무를 시작하는 2월 말이나 3월 초는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와 관련해 한 의원은 의회가 "오는 1일 대통령 후보 3명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원은 이날 군정의 '제 3인자'인 슈웨 만 참모총장을 하원의장으로, 역시 군 출신 인사인 킨 아웅 민트 현 문화부장관을 상원의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꼽히던 슈웨 만 참모총장이 하원의장이 됨에 따라 테인 세인 현 총리가 군정 최고지도자인 탄 슈웨 장군의 낙점을 받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dpa 통신 등은 전망했다.

이날 14개 지방의회도 양원과 같은 시각에 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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