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보장기금 2037년 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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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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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철복 기자) 한국의 국민연금과 성격이 비슷한 미국 사회보장기금이 올해 예상 밖 적자를 보일 것이며 오는 2037년쯤 고갈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회보장기금은 지난해 사상 처음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적어도 2015년까지는 흑자를 유지하다 이듬해 영원히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그랬는데 벌써 올해부터 적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이 수정된 것이다.

미국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사회보장기금은 올해 퇴직·장애·유족 연금 등으로 보험료 징수액보다 450억 달러 많은 돈을 연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적자액은 최근 신설된 1년짜리 사회보장세(보험료) 인하분을 포함하면 근 3배인 1300억 달러로 늘어난다.

의회는 사회보장세 인하에 따라 사회보장기금에 생길 손실을 벌충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역시 연방적자를 불리는 방식이어서 좋은 소식은 아니다. 말하자면 윗돌 빼어 아랫돌 괴는 식이다. 의회예산국 추산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예산적자는 사상최대 규모인 1조 5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에서 사회보장 연금을 받는 사람은 5400만 명이다. 1인당 한 달 평균 수혜액은 1076달러다.

미국의 사회보장제도는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생겨났다. 지금 미국은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로부터 회복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나라 전체의 경제사정이 어렵다 보니 사회보장 기금의 앞날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미국경제가 힘든지라 사회보장 재정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오히려 그만큼 더 심각하다. 지난 30년간 사회보장 기금은 대규모 흑자를 유지해 왔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사회보장 기금에서 돈을 빌려 다른 정부사업에 쓰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사정은 완전히 뒤바뀌어 미국 정부는 사회보장 기금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다른 곳에서 돈을 끌어와야 할 처지다.

사회보장청 차장을 지내고 현재 미국기업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있는 앤드류 비그스는 “사회보장 기금이 흑자를 보이고 있었던 동안 정책 당국자들은 사회보장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뒤로 미룰 수 있었다”면서 “이제 기금이 적자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보장 개혁에 나설 필요성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국정연설에서 “미래 세대들을 위해 사회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초당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지난해 지명한 부채 관련 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위원회는 향후 65년에 걸쳐 연금 완전수급 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올리자고 권고한 바 있다.

미국의 사회보장 세율(또는 보험료율)은 소득액의 6.2%로 근로자와 고용주가 공동 부담한다(우리나라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다). 지난해 12월 미국 의회는 근로자들의 사회보장세율을 1년간 한시적으로 4.2%로 깎아주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한 사회보장 기금의 손실액은 연방 예산에서 벌충하기로 되어 있다.

사회보장기금은 1980년대 제도가 대폭 쇄신된 이래 2조 50000억 달러의 흑자를 쌓아 놓고 있다. 이 기금이 완전 소진될 때까지는 연금이 안전하게 지급되는데, 미국 의회가 앞으로 아무런 보완 조처를 하지 않는다고 치면 소진 연도는 2037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가 되면 사회보장기금에서 보험료를 걷어도 그 돈으로는 연금의 78%밖에 지급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보장기금 흑자 2조 5000억 달러는 현재 여기저기 정부사업에 대출된 상태다. 미국 재무부는 빌려쓴 사회보장기금을 이자를 붙여 갚겠다는 것을 보장하는 채권을 사회보장청 앞으로 발행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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