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장들 명절앞두고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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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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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경제부처 수장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잇따른 악재에 좌불안석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부처 장관들은 연초부터 치솟는 물가에 구제역 파동이 겹치면서 패닉상태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윤 장관은 이번 설 연휴에도 마음편히 쉬지 못하고 경기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등 각종 경제현안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연휴를 사흘 앞두고 갑작스레 불거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원전수주 이면계약 의혹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최 장관은 전날 한 반도체 중소기업 현장을 둘러보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전수주와 수출금융 지원은 국제적인 관행이라고 해명했지만 대출도래기간을 28년으로 장기간 잡은 데 대한 의혹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말 사상 처음으로 원전수출에 성공한 한국의 입지가 국제사회의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돼 터키 원전 수주노력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UAE 원전의 경우와는 달리 터키의 경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출국에 책임을 물게 한다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UAE 원전의혹이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을 경우 자칫 수주자체 노력이 전면 재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제역 파동 수습 뒤 사퇴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친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구제역 확산의 분기점이 될 수밖에 없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퇴의사 표명이 섣부른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구제역 파동이 잡히지 않을 경우 가용가능한 예비비(1조7000억원중 1조1000억원 소진)가 얼마 남아 있지 않아 재정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구제역 확산에 따른 소·돼지 살처분 보상비용 등이 눈덩이처럼 늘면서 일부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일단 정부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간사인 강길부 의원은 지난달 31일 “추경 편성은 정부가 국회에 요청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아직 국회에서 얘기할 게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까지는 예비비를 통해 (예산 가운데) 모자란 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민주당 측 간사인 이용섭 의원도 “구제역 대처 비용 증가에 따른 추경이 필요하다면 관련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란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다만 그는 “추경을 편성하려면 지난해 예산 강행처리 과정에서 누락된 예산과 그에 따른 책임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재정부 농림예산과와 농식품부 축산정책과 직원들은 설명절 연휴를 반납한 채 매일밤 늦게까지 구제역 파동에 따른 예산집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물가관리기관을 자처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회 직원들은 유류비 원가구조 등 전방위적으로 실시한 공산품 직권조사를 단기간에 끝낸다는 방침 아래 설 연휴에도 일부 직원들이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훨씬 웃돌아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 위원회를 더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연초 소비자물가가 치솟아 서민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설연휴를 지난 후에는 경제부처의 정책운용기조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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