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제2이란되나" 美·英기업들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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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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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수·에너지업체들 반미정권 수립 촉각…최악땐 빈털털이 철수

일 이집트 카이로 중심부 타르히르 광장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를 막기 위한 통행금지 
실시에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퇴진 시위는 밤낮으로 계속 되고 있고 투입된 군대는 시위를 막지 않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이집트 소요사태가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난 후 이집트에 반미 정권이 들어서진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집트는 미국의 주요 수출대상국이자 미국 거대 군수업체들의 주요 고객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최근 미국기업들이 이집트 시위상황을 지켜보며 무슬림형제단 등 반미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집권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32년 전 이란에서의 악몽을 되살리게 한다. 지난 1978~1979년 이란에서 지금처럼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몰아친 뒤 반서구 이슬람근본주의 세력이 정권을 잡았다.

당시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경우 미국 및 서구 기업들은 이집트에서 사업을 철수해야 할 상황에 직면한다.

미국산 제품은 현재 이집트 전체 수입 규모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매년 밀, 옥수수, 콩을 이집트에 20억 달러어치 수출하고 있다. 만약 반미 정권이 들어선다면 미국의 주요 식품제조업체인 콘아그라, ADM, 카길 등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집트에 13억 달러 규모의 군수품을 수출하고 있는 보잉,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 제너럴다이나믹스, 레이시온 등 군수업체들도 수출길이 막히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이집트에 미국산 전투기 F-16, F-4 등을 팔아 왔다.

에너지 업체들도 울상이다. 지난 수십년간 영국 석유회사 BP, 이탈리아의 ENI 등이 이집트에서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해 왔다.

포춘은 특히 석유시추사 아파치와 영국 에너지 업체 BG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파치는 이집트 내 최대 투자자로 지난 17년간 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 심지어 아파치는 전체 매출 중 4분의 1을 이집트에 의존한다.

이번 소요사태로 아파치는 시가 총액 가운데 50억 달러 어치를 잃었다. 이는 아파치의 이집트 내 자산 가치의 반에 해당한다.

이집트 전체 천연가스의 35%를 생산하고 있는 BG그룹도 마찬가지다. BG는 이렇게 생산한 천연가스를 가스관이나 선박을 통해 서유럽 소비자들에게 공급해 왔다. 이번 이집트 시위로 BG주가는 하루만에 5% 하락하기도 했다.

포춘은 현재 무슬림형제단이 자유민주주의를 주창하는 야당 지도자 모하메드 엘바라데이를 지지하고는 있지만 막상 무바라크 대통령이 국외망명할 경우 어떤 행보를 취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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