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계속된 이 같은 트렌드는 700억원이 투입된 더플라자의 완공으로 방점을 찍는가 싶더니 해를 넘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리노베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2월 13일까지 전면 휴관에 들어간 웨스틴조선호텔을 비롯해 밀레니엄힐튼 호텔, 팔래스호텔 등이다.
지난 2004년과 2006년, 신관에 대한 전면 개보수 작업을 거쳤던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은 불과 5년 만인 올해 또 다시 리노베이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짧아진 리노베이션 주기는 호텔을 찾는 고객들의 취향 및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기인한다.
종전의 리노베이션은 시설 보수와 유지, 호텔 등급 심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받아들여져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차원에서 진행돼 왔다.
하지만 트렌드 주기가 짧은 호텔 업계의 특성에다 최근 호텔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 호텔 홍보팀 관계자는 “업계의 리노베이션 붐이 이어지면서 일반 고객에 비해 트렌드에 덜 민감한 단골 고객들조차도 리노베이션 계획이 없냐고 물을 정도로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제고된 호텔에 대한 이미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 모객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호텔업계는 G20 정상회의 개최 등으로 대규모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작년 말 터진 연평도 사건으로 일본 정부가 자국민에 대해 한국 여행 자제를 촉구하고 나선데다 일부를 제외한 중국 관광객들 대다수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서울 외곽의 관광호텔을 선호하면서 모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평소 객실투숙율이 90%가 넘는 한 특급호텔의 경우 2월 이후 예약율이 7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리노베이션을 통해 호텔 자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도 실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이유는 기업들 간의 경쟁구도 때문이다.
경쟁 호텔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오너들의 자존심 싸움은 적게는 수십 억에서 많게는 수백 억의 자금이 동원되는 리노베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리노베이션을 앞두고 더플라자를 ‘최고의 호텔’로 만들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고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한식당 무궁화 재개장 당시 현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올해는 호텔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며 “각 호텔의 리노베이션 주기와 횟수는 갈수록 짧아질 것” 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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