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이 만기 1년 미만으로 외국에서 끌어쓰는 단기차입은 지난해 138억4000만달러 순상환됐다. 단기 차입은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는 지난 2009년 32억달러 순차입에 비하면 규모가 상당히 커진 수준이다. 순차입은 차입액보다 상환액이 많은 것을 뜻한다.
또한 △2008년(261억1000만 달러) △1997년(150억 달러) △1998년(140억6000만 달러)에 이어 4번째로 큰 액수를 기록했다.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등 경제 위기에 빠져있었던 비정상적 상황을 제외하면 가장 규모가 크다.
한은은 위기 당시 부도위험과 신용등급 강등으로 단기차입금이 대거 빠져나갔지만 지난해의 경우는 정부의 규제효과가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 단기차입의 60~70%를 차지하는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이 정부 규제에 따라 단기차입을 대폭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단기차입이 일방적으로 줄어드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정부의 자본 유출입 규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월별 추이에서 단기차입이 순상환된 시기는 주로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나 은행에 대한 거시건전성 부과금(은행세) 도입이 발표된 시기를 전후했다. 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 사태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던 5월과 11월은 상환액이 다른 달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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