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이집트 보건부는 2∼3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중심으로 발생한 양 시위대 간 충돌로 최소 5명이 숨지고 8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사망자 대부분이 돌과 쇠파이프 등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대와 현지 의료진은 사망자가 7명 이상이며 대부분 총격에 의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천명의 친정부 시위대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오는 9월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2일,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후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했다.
친정부 시위대는 연일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로 이집트 경제가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정부의 민주주의 이행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바라크 지지자들은 외신 취재진에도 폭력을 행사하며 극도의 적대감을 표출했다. 무바라크 지지자 중에는 대검을 지닌 사람도 있었으며 말과 낙타를 타고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격렬한 투석전 속에 화염병이 등장하고 광장 곳곳에서 채찍과 몽둥이로 상대방을 폭행하는 장면도 잇따랐다.
그리스 기자는 드라이버로 다리를 찔렸고 알-자지라 기자 2명도 친정부 시위대에 폭행당했다.
국내 통신사의 카이로, 런던 특파원도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서 취재 중 청년 10여 명에게 주먹으로 폭행당한 뒤 카메라와 캠코더를 뺏긴 채 어디론가 끌려가다 군인에게 기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도움을 요청한 후에야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집트군은 현장에서 양 시위대 간 충돌에 개입하지 않다가 3일 오후에야 양측을 분리하고 사이에 완충지대를 조성해 추가 충돌을 막고 있다.
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군은 지난 2일 시위대에 일상생활로 복귀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시위대 간 충돌로 사망자가 속출하자 이집트 정부는 이례적으로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아흐메드 샤피크 이집트 총리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2일 발생한 폭력사태에 대해 사죄한다"며 "이번 사태의 배후가 누구인지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피크 총리는 또 최대 야당 그룹인 무슬림형제단을 포함, 야권 모든 정파 및 타흐리르 광장에 있는 시위대와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스페인은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집트 정부 측에 정국혼란을 멈추기 위한 즉각적인 정권 이양을 촉구했다.
한편, 이집트 증권거래소는 오는 7일 증시를 재개장할 예정이다. 이라크 증시는 지난달 27일 거래를 마지막으로 거래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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