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지난 3일(현지시각)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신흥시장국 경제에 대한 인플레 압력을 미 통화정책에 돌리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미국 경제가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연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연설 도중 Fed의 금융완화 기조에 대한 국제적 비판 흐름과 관련해 "신흥 경제국들도 과도한 수요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신흥시장의 과다한 수요압박을 미 통화정책 탓으로 돌리는 것은 완전히 부당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미 중앙은행의 양적 금융완화로 글로벌 경제에 달러가 넘쳐 식량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또 많은 신흥 경제국의 정책당국자들 역시 Fed의 통화완화 조치가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려 잠재적으로 민간 자본의 대량 유입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Fed의 통화정책은 미국의 경기부양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 경제가 과열되고 있는 것으로는 누구도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부 신흥시장이 아마도 수용능력 이상으로 급속히 성장하며 인플레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며 "신흥국에서 육류 등의 소비수요 증가가 식량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가계 소비지출의 확대, 신뢰지수의 상승 및 대출 증가 등으로 금년 미 경제성장이 지난해보다 빠를 것"이라며 이전과 달리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그가 아직 인플레 제동을 위한 금융여건 단속은 시기상조이며 성장과 실업률 감소를 촉진하는 현 정책을 추진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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