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곡물, 투기에 사재기까지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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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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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물가불안 가중

원자재와 곡물의 국제거래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곡물을 두고 투기에 사재기까지 극성을 부려 국내 물가불안이 가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원유의 비상업용 순매수 포지션(non-commercial net long position)의 경우 지난달 11일 약 22만7천건의 계약이 성사돼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5년 이후 가장 많았다.

순매수 포지션이란 선물옵션 거래 용어로, 실수요에 바탕을 두지 않은 비상업용 순매수 포지션이 클수록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국제시장의 투기성 자금이 많이 유입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경기 회복에 따른 실수요에 이러한 투기적 수요까지 가세해 두바이유는 배럴당 94달러를 넘었고, 북해산 브렌트유는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이 밖에 지난달 구리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니켈과 주석도 가격이 각각 10% 넘게 상승했다.

곡물 중에서는 밀의 비상업용 순매수 포지션이 지난달 25일에 3만5천건 계약돼 2007년 8월14일의 3만8천건 계약 이후 3년5개월 만에 계약건수가 가장 많았다.

또 지난해 9월28일 45만8천건의 계약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옥수수 비상업용 순매수 포지션은 같은 해 11월30일 계약건수가 36만4천건으로 다소 안정되는 듯했으나 지난달 25일 41만4천건으로 다시 늘었다.

최근에는 원자재와 곡물 물량 확보를 명목으로 한 사재기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식품가격 상승에다 `춘제(春節) 수요‘가 겹친 중국에서는 농산물 사재기가 극성을 부려 당국이 단속에 나섰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 등 밀 소비가 많은 아랍권에서는 정부가 나서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와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주요 산지의 공급 차질과 수출 제한 등으로 2007년의 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원자재와 곡물 등 주요품목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막연한 공포심을 유발해 가격을 더 뛰게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달 27일 이러한 현상을 공황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물량 확보전을 벌인다는 뜻의 `패닉 바잉(panic buying)’으로 표현했다.

이흥모 한국은행 해외조사실장은 “기상 이변에다 심리적 요인과 투기적 수요가 겹친 곡물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며 “곡물 수급불안이 심해지면 정치적 사회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점을 최근의 이집트 사태가 극적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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