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잃어버린 공만도 덩치 큰 바다거북이가 낳은 알만큼 많을지도 모를 일입니다.(바다거북이는 한번에 30~200개 정도 낳는다는군요), 사모님 모르시게 바꾼 골프채 값도 가계(家計)에는 중죄 급이요, 친구들에게 빼앗긴 돈을 생각하니 이놈의 골프 당장에라도 때려치우고 싶고, 골프한답시고 받은 스트레스는 이미 내 속과 얼굴빛을 까맣게 태워버렸으니 비나이다. 비나이다. 올 한해에는 작년 보다는 낫게 해주십사~~제발요….
프로의 입장에서 속병을 앓고 있는 아마추어 골퍼들을 보면 정말 가슴 아플 때가 많이 있습니다. 단순히 “골프를 즐기세요, 그래야 실력이 훨씬 나아집니다. 왜 굳이 돈 들여가면서 스트레스 받고 그러세요? 선수하실 것도 아니면서.”라고 하면.“이왕에 하는 거 잘해야지. 공도 잘치고, 돈도 따고 얼마나 좋은데!”할 말 없습니다. 맞는 말이니까요. 하지만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겠지만 목적은 건강 아니겠습니까? 물론 요즘은 비즈니스나 친목을 위해 하는 것이 스포츠라는 말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골프를 즐길 수가 있을까요?
첫 번째, 사서 고민하지 맙시다. 연습장에서보다는 필드의 경우가 많습니다. 뭐 아직 1번 홀 끝난 것도 아닌데 겨우 1번 홀 티샷 하나 끝내놓고 “오늘 골프 망쳤네, 또 80대 못 깨겠네, 오늘 또 누구누구한테 돈 뜯기게 생겼네” 하면서 초장에 좋은 기운들을 다 흩으러 놓는 사람들 많습니다. 딱 그 생각대로 결과 나옵니다.
두 번째, 골프공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줍시다. 골프란 골프채를 이용해서 10.8cm의 홀에 적은 타수로 넣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홀에 들어갈 것은 내가 아니라 공입니다. 모두들 내가 하겠다는 마음이 앞서니 공을 제대로 볼 수 있겠습니까? 공보다 마음이 먼저 가있으니 조바심이 나고 불안감이 밀려오기 시작하는 것이죠. 공을 보내고 싶은 곳에 보냅시다. 왜요? 안 가나요? 그렇다면 혹시 거리 욕심을 부리셨나요? 전 홀의 실수에 마음이 뺏겨 있으셨나요? 설마 내기에서 잃은 돈 걱정, 꼬여버린 스윙 걱정, 말 안 듣는 자식걱정, 회사상사와의 갈등, 배우자와의 갈등에 마음 한편이 뺏겨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먼저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골프), 왜 하는지(건강 or 비즈니스), 어떻게 할 것인지(연습한 대로). 그 목표가 명확하게 잡혀있고, 목표한데로 연습했다면 그대로 하면 됩니다. 대부분 연습한 내용을 생각하기 보다는 현재 안 된 부분에 대해 걱정이 앞서기 때문에 집중이 안 되는 것입니다. 올 한해는 조금 더 단순하게 살아갑시다. 내가 복잡하게 생각한다고 당장 내가 해결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권오연 멘탈 골프 클리닉 &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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