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이명박 대통령 제58차 라디오·인터넷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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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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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국민 여러분, 모처럼 길었던 설 연휴, 가족과 함께 잘 보내셨습니까?
 
 다행히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추위가 풀렸습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이런 추위는 기상관측 이래 104년 만의 처음이라고 합니다. 삼한사온이 아니라 ‘삼한사냉’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는 곳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브라질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아마존 강 수위가 10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또 큰 홍수가 나서 천사백 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중국도 40년 만에 최악의 겨울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폭우로 85조원의 경제손실을 입었습니다.
 
 세계 각지의 이상 기후는 지구온난화를 포함한 전례 없는 기상변동 때문입니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지구가 뜨거워져, 일종의 병이 생긴 것입니다.
 
 작년은 기상관측 이래 지구가 가장 더운 해였습니다. 일본은 작년 여름 이상 폭염으로 열사병 사망자가 500명이 넘었습니다. 같은 시기 러시아에서는
 1만5000명이 사망했습니다.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 만 년 동안 1도 이상 변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100년간 0.74도나 올랐습니다. 지구 기온이 지금보다 2도 상승하면, 지구상의 생물종 가운데 20%가 멸종한다는 예측이 있습니다. 1990년 이후 지난 20년간, 기상재해로 65만명이 사망하고 2400조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모순된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올 겨울 이상 한파도 지구온난화 때문입니다. 북극지역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차가운 공기가 한쪽으로 가둬 두는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강추위를 몰고 온 것입니다.
 
 이상 기온으로 세계 곡물가격이 치솟으면서, 형편이 어려운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양파 산지의 이상 강우로 생산량이 대폭 줄어, 양파 값이 작년 가을보다 네 배가 올라 시위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생태계는 물론, 인류의 산업과 생활양식 전반에 근본적인 도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처가 늦어지면 지구적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부가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발전 전략으로 채택하여 적극 추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간은 성장을 지속하는 한 자연 파괴를 막을 수 없다고 보았지만, 녹색성장은 새로운 발상입니다.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로 신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여, 환경도 보호하고 성장도 꾀하자는 것입니다.
 
 프랑스는 서울 G20정상회의에 이어서 오는 5월 도빌에서 열릴 G8회의에서도 녹색성장을 핵심 안건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금년 연두교서에서, 클린 에너지 산업 육성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적극 육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15년 뒤 전기 소비량의 80%를 클린 에너지에서 생산할 계획입니다.
 
 덴마크는 2050년까지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겠다는 획기적인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중국 역시 선진국을 추격할 전략산업으로 녹색산업을 꼽고,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녹색성장은 앞으로 국가경쟁력을 가늠할 새로운 척도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녹색성장을 추진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도 있습니다. 화석연료에 의존해 온 생활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배출 전망치 대비, 30%까지 줄이겠다고 국제 사회에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작년부터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를 도입했습니다. 기업별로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 목표량을 정하고, 정부가 이를 평가하여 이행을 유도하는 제도입니다.
 
 또한 산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적절한 시점에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온실가스를 할당량 이상 배출한 업체는 초과 배출량만큼 배출권을 사고, 적게 배출한 기업은 보상을 받는 제도입니다. 정부는 이를 국제동향과 산업경쟁력을 감안해서 유연하게 추진해 나갈 방침입니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이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라는 일부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가야할 길이라면 먼저 가야 합니다. 적극적인 태도로 문제 해결의 길을 찾아야 기후변화 시대의 큰 기회를 열 수가 있습니다.
 
 세계적 석학인 스턴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청정에너지를 중심으로 제2의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이 지금처럼 녹색성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세계경제의 새로운 중심이 될 것이다.‘
 
 우리의 기후정책은 지난 연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세계 57개국 중 2위를 기록했습니다. 4대강 사업 역시,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은 4대강 사업을 기후변화에 대비한 매우 효율적인 방안이자, 친환경 녹색사업의 모범 사례로 평가했습니다.
 
 ‘물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물 밖에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4대강 살리기의 핵심은 기후변화로 인한 수해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 차원의 큰 대책도 중요하지마는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 속에서 습관을 바꾸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올 겨울 한파로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전력 수급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여름철에도 냉방기 사용 급증으로 같은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예측이 됩니다.
 
 생활 속의 에너지 절약 실천은 고유가에 대한 대책일 뿐 아니라,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매우 중요한 실천입니다. 절약은 이제 화석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에 이어서 제3의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생각은 지구적으로 실천은 지역적으로 하자‘는 말처럼,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되,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천은 바로 나부터, 내가 먼저 해야 합니다.
 
 종이컵 사용을 줄이고 전열기 사용을 자제하는 생활 속의 작은 노력들이 모일 때, 기후 변화 위기를 극복할 실마리를 찾을 수가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활기찬 한 주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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