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증시 변수는 인플레ㆍ계절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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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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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

새해 글로벌 증시 판도가 작년과 사뭇 다르다. 최근까지 어려움을 겪었던 남유럽 국가 가운데 대표적인 그리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증시가 1월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선두그룹을 형성했던 태국이나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증시는 대부분 약세다. 다행히도 한국은 독일과 함께 양호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차별화 이유는 무엇일까. 인플레 압력과 긴축조치, 외국인 매매로 압축된다. 인도나 인도네시아, 태국은 공통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취하고 있다. 인도와 태국은 기준금리를 올렸다. 인도네시아는 지급준비율을 높였다. 이런 변화는 고스란히 외국인 매매에 반영될 수 있다. 이 3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작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순매도 기조로 돌아섰다.

이처럼 인플레 리스크는 시장을 판단하는 핵심적인 변수로 떠올랐다. 2009~2010년 2차례에 걸쳐 발표된 미국 양적완화정책과 주요 선진국 통화확대정책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증가했다. 주요 선진국 통화량(M2)은 30조6000억 달러로 2008년 대비 23%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90%(2008년 말 81%) 수준에 이른다. 전세계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겹치면서 국제 곡물ㆍ원유가격도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식품가격지수는 이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도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 정치불안 확대로 상승할 여지가 크다.

국제상품가격 변화는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구성 비중이 높아서다. 브릭스(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를 보면 식품과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이른다. 반면 미국과 독일, 일본은 23%로 신흥국 절반 수준에 그쳤다.

중국 인플레 심화도 신흥 아시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계 수출액에서 중국 비중은 9%다. 미국 7%보다 높다. 주요 신흥국을 봐도 중국으로부터 수입 비중은 미국보다 2배 많다. 중국 물가상승은 제품가격과 수출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교역 상대국 수입물가도 끌어올린다. 이는 교역 상대국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중국 인플레이션이 수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른바 차이나플레이션이다. 중국 춘절 소비수요 증가와 근로자 임금상승, 핫머니 유입을 고려하면 당분간 높은 물가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신흥 아시아 국가에 대해 올해 경제성장률 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2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도 전월대비 0.6%와 전년동월대비 3.5%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 최근 4개월 연속 3%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물가수준은 3.5~4.0%로 현재보다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행도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7%로 전망했다.

이런 물가수준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00년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 구간별로 코스피 수익률을 산출해 보자. 가장 최적 환경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25~0.5%인 구간이다. 당시 코스피는 2.0% 평균수익률과 63%의 상승확률을 나타냈다. 현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5~0.75% 구간에 놓여 있다. 코스피 상승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35~0.5% 구간에 위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상향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최적 환경을 유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새해 들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 증시에는 기회요인이 될 것이다. 반면 신흥국 증시에는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출구전략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2월 코스피도 변동성 높은 주가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인플레 리스크에 노출된 신흥국 통화정책 변화가 외국인 매도세로 연결되고 있다.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인플레 리스크와 계절효과를 고려하면 기계나 철강금속, 운수창고, 화학, 운수장비 업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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