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새해 환매 행렬 속에서도 자금을 1000억원 이상 끌어모은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품은 대체로 성과도 양호한 편이다. 다만 덮어놓고 추격매수하기보다는 상품별로 장기적인 전망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는 전달 26일 기준 1조6758억원 순유출을 나타냈다.
작년 12월에만 3조원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자금이탈은 여전했다.
이런 환매세에도 자금을 1000억원 이상 모은 펀드도 있다.
대부분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성장형펀드다. 투자자가 선별적으로 펀드에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해 들어 자금을 불린 상품을 보면 삼성자산운용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증권투자신탁 1[주식]'을 비롯한 성장형펀드가 대거 자리했다.
이런 상품은 성과도 양호했다.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증권투자신탁 1[주식]'은 연초 이후 설정액을 1400억원 이상 늘렸다.
이 펀드는 성장형 주식투자신탁으로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유동성자산에 투자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5.28%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는 각각 3.41%와 -1.28%를 나타냈다.
새해 들어 1168억원을 모은 JP모간자산운용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주식)'은 8.30% 수익을 거뒀다.
1158억원을 늘린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인디펜던스증권투자신탁 2(주식)'은 4.26%다.
이런 상품에 새롭게 돈을 넣은 투자자는 대체로 단기 성과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연구원은 "연초부터 자금이 몰리는 펀드를 보면 대체로 양호한 단기 성과를 보였다"며 "이에 비해 연간 전망이 좋은 펀드르도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은 꾸준한 실적으로 주목받는 상품으로 꼽혔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작년 양호한 성과를 보였던 상품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 있다"며 "KB밸류포커스펀드는 운용자에 대한 신뢰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자금 증감은 마케팅 역량과 비례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 연구원은 "주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는 대형사 펀드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창구와 연계된 상품은 연초부터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마케팅에 끌려가거나 단기 성과를 추종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전망과 운용전략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연구원은 "최근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는 펀드는 조금 더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며 "최근 성과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올바른 투자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오히려 과거부터 꾸준히 양호한 실적을 내 온 상품으로 시선을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수년에 걸쳐 운용실력을 검증받은 펀드가 안정성 면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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