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동남아 여행을 가지 않겠어요.” 모처럼 맞이한 장기간 설 연휴 기간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났다 6일 돌아온 회사원 조모(44)씨의 하소연이다.
교통정보나 면세품에 따른 관세 등 제대로된 정보 없이 여행길에 나섰다간 현지에서 ‘바가지’를 쓰기 일쑤라고 그는 토로했다.
조씨 일행은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100만원 상당의 가방을 면세점에서 구입하고 필리핀 현지로 들어갔다. 그러나 현지 세관의 제재를 받으며 1만2000페소(약 30만원)의 관세를 물어야 했다. 당초 면세품에 대한 관세를 물리지 않는다고 들었던 조씨는 당황했다.
관세청 한 관계자는 “각국 마다 관세방식이 다르고 필리핀의 경우, 징벌적 관세를 물리는 사례가 많다”며 “여행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아끼려고 원거리로 돌아가는 행태도 겪었다. 조씨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여행지인 수빅으로 렌트차량으로 이동했다. 당초 렌트비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도 포함돼 지불한 상태였다.
그러나 렌트차 운전자는 고속도로비를 아끼기 위해 일반도로로 돌아갔다. 조씨는 결국 예상시간보다 훨씬 초과한 4시간 만에 겨우 수빅에 도착할 수 있었다.
조씨는 “현지인이 아니라서 길을 잘 모른다고 막 원거리로 돌아가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흡연자 조씨에게는 또하나의 고충이 있었다. 마닐라 아키노 공항에는 흡연실이 없었다. 그러나 필리핀 현지인들은 그를 비합법 흡연구역으로 유도하며 ‘자리세’를 받으려했다. 현지인들이 입국장과 화장실 주변에서 ‘담배, 담배’를 외치며 호객행위를 벌인 것이다.
필리핀 공무원들의 비리행위도 눈에 띄었다. 입국장을 빠져나오던 조씨를 향해 한 공무원은 해맑게 인사를 건네며 카터를 밀어주며 접근했다고 한다. 그 공무원은 한국말로 “용돈 1만원”을 외치며 은근히 현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같이 기억속에 지우고 싶은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조씨는 제대로된 현지 여행정보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비롯, 여행 책자 등에는 전직 대통령 이름이 게재돼 있는 등 내용이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조씨는 “사전에 제대로된 여행 정보를 얻지 못하면 낭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며 “필리핀 인들이 한국인들을 ‘봉’으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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