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지현 기자) 프로농구팀 동부가 연패에서 탈출했지만 여전히 우울하다.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강동희 감독은 6일 서울 삼성을 제압하고 5연패에서 벗어났지만 걱정을 안고 있다.
동부는 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치른 삼성과 경기에서 시종 줄다리기 승부를 펼치다 4쿼터 초반 특유의 수비력으로 상대를 무득점으로 질식시키고 16점차로 달아나 승리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가드 안재욱과 박지현이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실책을 연달아 3개를 저질렀다. 경기 종료 30초를 남기고선 이규섭에 외곽포를 얻어맞아 3점 차까지 추격당해 하마터면 6연패 늪에 빠질 뻔도 했다.
강동희 감독은 경기를 치르고 나서 "이래 가지곤 선두 싸움은 물론이고 우승팀이 될 수 없다"며 회초리부터 들었다.
엔드라인 근처에서 공을 줄 곳이 없을 땐 스스로 작전 타임을 부르는 운영 능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었다. 강 감독은 스스로 왼쪽 어깨를 두드리는 시늉을 해보이며 필요할 때 작전 타임을 외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동희 감독은 "중고등학생 선수들도 아니고 프로 선수들이 이렇게 운영 능력이 미흡하니 어이가 없다"며 열 점차 이상 앞서고도 끝내 박빙 승부를 자초한 선수들의 운영력을 꾸짖었다.
이어 한 치 앞을 모르는 시소게임에서의 승부는 마지막 운영 능력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강동희 감독은 "사소한 것이지만 막판에 펼치는 플레이 한가지 한가지가 모여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덧붙였다.
한참 동안 이날 경기에 대해 잔소리를 늘어놓던 강동희 감독은 그제야 연패에서 벗어난 게 실감이 났던지 입가에 미소가 살짝 번졌다.
"6연패까지 가면 큰일 난다는 생각에 선수들이 악착같이 했다"는 강동희 감독은 "무엇보다 수비가 만족스러웠다"며 뒤늦게 칭찬에 나섰다.
이어 '김주성 카드'의 활용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주성은 이날 풀타임 출전에 약간 모자란 38분39초 동안 코트를 헤집으며 21점을 넣고 팀을 연패 늪에서 구해냈다.
높은 연령으로 풀타임 기용은 무리일 법도 했지만 그만큼 동부에게 이날 승리는 중위권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한 마지노선이기도 했다.
김주성은 경기가 끝나고 "발등 통증이 다 나아 모처럼 많이 뛰었다"며 "경기 종료 직전에 이승준과 엉켜 넘어지다 다친 부위를 밟혀 다시 통증이 도졌다"고 말해 동부의 순항 여부는 미궁 속으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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