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품는 국가전략 세우자] 유대인의 세계화를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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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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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선 전 駐세네갈 대사)

◆세계화의 적성이 부족한 한국인

요즈음 어디를 가나 모두들 '글로벌'이란 단어를 달고 산다.'세계화' 열풍이다. 간혹 세계화의 대상이 아닌 것에도 '세계화'를 같다 부쳐 실소를 자아내게 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세계화는 불가피하다. 대외의존도가 많은 한국 같은 나라는 싫으나 좋으나 세계화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쩌랴, 실상 한국인은 세계화에 무척이나 둔감하다. 우선 세계화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고작 처방이라고 내놓은 것이 영어몰입교육이다. 흡사 영어를 못해서 세계화가 잘 되지 않는 줄 안다. 세계화를 위해서는 물론 외국어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우리의 의식구조부터 바꾸어야한다. 뇌리에 박힌 고질적인 배타성 부터 푸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그리고 세계화의 근본개념을 이해하고 아울러 우리에게 적합한 세계화전략을 세우는 것이 순서이다.

한국인이 세계화에 미숙한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는 중국의 보호막, 그리고 오늘날에는 미국과의 특수 관계에 안주하면서 내부지향적인 배타심만 키워왔다. 좁은 한반도를 벋어나 세계로 나아가서 무엇을 이루어보겠다는 선의의 모험정신(Adventurism)이 없었다. 그리고는 한 번도 외국을 침략한 적이 없는 평화를 애호하는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만 내세운다. 우리가 외국에 대규모로 진출한 경험 또한 일천하다. 1960년대 일시 있었던 브라질 등 남미 농업이민과 1970년대 대거 미국으로 몰려간 미주이민 1세대가 고작이다. 신토불이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해외진출을 두려워하며 유독 우리 것에만 집착한다. 그러다보니 바깥사정에도 어둡다. 아니 별로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날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건은 직접, 간접으로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발 금융위기, 유가폭등, 곡물가 변동, 이란 핵문제, 북아프리카 아랍권국가의 정세불안 등등 이 모든 국제적 상황이 결국에는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온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국내언론은 진부한 국내정치와 재테크등 생활정보에만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외신소식은 외국통신사가 보내주는 조각기사만 게재한다. 물론 심층 분석과 장기적 전망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언론인친구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독자가 외신기사에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세계화가 미덕만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반세계운동가들은 세계화를 제국주의의 새로운 변형으로 보고 있다. 이것도 나름대로 논리는 있다. 즉, 지금은 과거와 같이 침략에 의한 제국주의가 불가능 하므로 불과 몇 안 되는 강대국이 세계화를 필연적 국제조류로 확산시켜 전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목적을 수행하기위해 다국적기업, 국제금융기구, G-20 등 국제 경제블록, FTA, 기타 국제기구 등을 첨병(尖兵)으로 내세운다는 것이다. 이들 강대국들은 개방이라는 명분으로 세계 경제, 금융시장을 장악하면서 그들이 만들어낸 세계화라는 합법적인 국제질서를 통해 그들만의 이해利害를 관철시킨다는 것이다. 이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지구상에서 세계화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룩하고 나아가서는 세계화를 선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유대인이다.

◆어째서 유대인은 세계화에 강한가?

유대인은 오랜 동안 유랑생활을 했다. 특히 중세기 유럽각국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박해와 축출이 되풀이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각국에서 생존하는 지혜를 터득하게 되었다. 세계화를 체험적으로 익혔다. 그리고 그들이 몸담고 있는 숙주국가(宿主國家)에게 도움을 주면서 그들의 안전을 보장받았다. 이 와중에 유대인들은 시대에 따라 국제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권력의 묘리(妙理)도 알게 되었다. 유대인은 부단한 연구를 통해 얻은 지혜를 숙주에게 제공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민족주의의 희생자였던 유대인들은 민족주의의 발흥을 항상 경계했다. 그래서 그들은 미국을 등에 업고 민족주의를 구시대의 낡은 유물로 규정하면서 국제주의를 새로운 보편적 가치로 확산시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세계화의 역사적 시발점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정론이 없다.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혹자는 세계화의 효시를 로마제국으로 본다. 다른 이는 십자군전쟁 부터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대다수 학자들은 세계화의 기원을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시기로 보고 있다. 십자군전쟁이후 유럽왕실 간 소모적인 전쟁과 이베리아반도를 700년이나 지배한 아랍인들을 내모는 작업으로 유럽의 생산력은 한계점에 달했다. 1492년 유대인 '마라노'(마라노는 기독교로 개종한 유대인을 말함)로 알려진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했다. 이 신천지 발견과 아울러 이후 있은 서구모험가들의 후속 지리상발견으로 유럽경제는 숨통이 트였다. 서구열강은 경쟁적으로 식민지개발에 나서면서 제국주의적 세계화에 몰두했다.

서유럽이 식민지특수를 누리던 정점인 18세기 말부터 산업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산업화에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금융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태생의 초라한 환전상출신 유대인 마이어 암쉘 로스차일드는 산업화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금융임을 꿰뚤어 보았다. 그는 천부적인 이재(理財)수완을 발휘해 유럽대륙 전체를 석권하는 국제적 금융망을 만든다. 금융과 통화의 세계화이다. 오늘날도 로스차일드 가(家)는 국제금융망과 통화권의 장악으로 국제사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견지하고 있다.

독일태생의 유대인 칼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이념을 창안했고 공산주의는 이후 러시아공산혁명을 성취시켰다. 마르크스의 추종자들은 공산주의의 세계화를 통해 70여 년간 세계판도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양분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양진영 모두의 세계화에는 유대인이 배후에 있었다.

◆세계화를 확산시킨 유대인 인물들

유대인은 미국의 언어학자겸 철학자인 노암 촘스키등 불과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국제주의자들이다. 오늘날 미국 또는 유럽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유대지성인 대부분은 세계화확산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세계화'(Globalization)란 용어를 대중화시킨 사람은 독일태생의 미국유대인 경제학자 시어도 레비트이다. 실상 세계화라는 단어는 1941년 경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버드대 교수였던 레비트는 1983년 5월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는 잡지에 '시장의 세계화'라는 제목의 기고를 하면서 이 시기부터 이 단어가 본격적으로 세계에 퍼져나가게 되었다.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이며 작가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대표적인 세계화 전도사이다. 그는 단 한 번도 타기 어렵다는 퓰리처상을 무려 세 번(1983, 1988, 2002)이나 수상했다. 프리드먼은 그의 베스트셀러인 '렉서스와 올리브나무'(1999)와 '지구는 평평하다'(2005) 등 수 권의 저서를 통해 세계화확산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프리드만은 최근 환경산업의 세계화작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석학인 자크 아탈리도 유럽을 대표하는 세계화 주창자이다. 그는 우리 학계와 학술단체의 초청으로 한국에서도 10여차래 강연회를 가진 바도 있다. 아탈리는 뛰어난 문필가로 자신의 브랜드를'미래학자'로 포장하여 저술과 강연 등을 통해 세계화를 전파하고 있다. 그는 1973년부터 시작해서 총 53권의 책을 썼다. 그중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어 출간된 것이 수권 있지만 그가 세계화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은 두 권이다. 하나는 1990년에 나온 '수평선'이고 다른 하나는 그 다음해인 1991년 말에 발표한 '1492'이다. 아탈리는'1492'를 통해 신대륙발견의 해인 1492년을 세계화의 실질적인 시발점으로 삼았다.

미국의 닉슨-포드 대통령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독일태생유대인 헨리 키신저도 세계화의 선봉에 서 있는 인물이다. 20 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뛰어난 외교관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키신저는 국제정세의 큰판을 판독하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출하는데 발군의 기량을 보였다. 그는 특히 미. 중 관계개선과 저유가 유지전략으로 소련의 점진적 몰락을 유도했다. 또한 그는 중동 분쟁해결을 위한 미국의 독점적 역할을 확보하고 국제정치면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계화 판도를 만들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악덕투기꾼'과 '자선가'라는 서로 상반된 평판을 갖고 있는 헝가리태생의 유대인 금융가 조지 소로스도 변종 투기금융의 세계화를 이룬 인물이다. 소로스식 사행성금융의 세계화는 많은 국가에 피해를 끼쳤다. 1997년 한국의 IMF 사태와 동남아국가의 외환난도 소로스의 배후 역할이 의심을 사기도 했다. 소로스는 헤지펀드라는 고수익, 고위험 형 투자금융으로 국제금융시장을 '카지노 화' 하는데 커다란 몫을 담당했다. 결국 이런 형태의 규제 없는 투기성투자금융은 2007년 세계경제를 일시에 흔드는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부정적인 세계화의 한 예다.

◆유대인 소프트파워의 세계화

인구가 적은 유대인은 유독 두뇌산업에 강점을 보인다. 20세기 후반부터 세계는 지식, 이념, 문화를 바탕으로 한 유대인 '소프트파워'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실상 이 소프트파워는 강제성을 수반하는 하드파워를 능가한다. 전 세계 개인 노벨상 수상자의 23%를 차지하는 유대인두뇌는 학술분야에서 이미 그들 주도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효자산업이라고 자랑하는 정보산업도 따지고 보면 원천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낸 유대인 창의력의 결과물이다. 유대인의 사상과 이념은 그들이 보유한 언론 망과 출판물을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된다. 이름없는 유대인 경영의 조그만 커피점 하나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도 한다. 20세기 이후 유대인들에게 의해 대표적인 오락산업으로 발전한 영화는 그들이 만들어낸 컨텐츠를 전 세계 관객에게 전파한다. 영화는 특히 각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머릿속에 깊게 각인되는 쇠뇌효과도 동반한다. 한 젊은 유대인 대학생이 기숙사에서 재미로 개발한 소셜 네크워크 시스템이 불과 수년 사이 전 세계로 확산된다. 바로 유대인 소프트파워가 세계화를 이루어낸 것이다. 유대인이 만들어낸 세계화의 실례는 매우 많이 있다.

2009년 작고한 미국유대인 폴 사뮤엘슨은 197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다. 그는 고전적인 미시적 시장균형이론과 케인즈의 거시경제이론을 합치고, 경제학에 고등수학까지 도입하여 신 경제이론을 체계화한 인물이다. 그의 경제이론은 1948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제학도의 필수교재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한 유대인 경제학자의 이론이 세계화에 성공한 것이다.

인어로고의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이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도시의 동반자가 되었다. 비싼 커피 값으로 인해 한때 '된장녀'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이제 50개국에 걸쳐 17,000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세계최대의 다국적 커피전문점이다. 1971년 미국 시애틀에 있는 보잘것없는 커피점이 오늘날 세계 제 1의 커피전문점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여기에도 한 유대인의 개인적발상이 식음료의 세계화를 이룩한 것이다. 스타벅스의 CEO인 하워드 슐츠는 뉴욕태생의 유대인이며 학업을 마친 후에는 복사기 제록스사의 평범한 영업사원으로 출발 했다. 그는 1971년 시애틀로 가 동료유대인 3명이 동업하던 조그만 커피 점을 인수하고 두 가지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 하나는 당시까지 밍밍한 미국커피 맛에 식상한 소비자에게 커피향이 짙은 유럽식 원두커피로 다양한 커피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커피점이 단순한 음료판매장을 넘어 도시인의 우아한 대화공간으로 활용케 한다는 것이다. 슐츠의 발상은 빠른 시일 내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스타벅스는 창업 40여년 만에 세계 최대의 커피전문점체인으로 자리 잡았다.

최초의 '활동사진'은 프랑스인 오귀스트 뤼미레르가 만들었다. 그러나 영화를 20세기 이후 독보적인 오락산업으로 발전시킨 인물은 모두 중. 동구지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유대인들이다. 초기 유대인 영화사 설립자들은 영화에 필요한 문화. 예술의 기초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영화가 상업성 있는 오락산업으로 발전 할 것이라는 혜안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헐리웃왕국을 세웠고 2차 대전이 끝난 후에는 전 세계영화계를 미국영화가 석권하는 전통을 만들었다. 헐리웃에서 제작되는 미국영화의 시나리오작가, 감독, 캐스팅담당 그리고 연기자의 반 이상이 유대인이다. 이들은 중독성 강한 영화의 세계화를 통해 전 세계관객의 정신세계를 간접지배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관객이 실증을 낼만하면 항상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이 유대인주도 오락산업의 세계화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인터넷기업 중 1위를 차지하는 구글은 두 명의 동갑내기 유대인청년이 만들었다. 구소련 태생의 미국인 세르게이 브린과 친구 전자학도인 래리 페이지는 25세가 되던 해인 1998년 구글을 만들었으며 이후 구글은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물론 이들은 거부반열에 올랐다.

마크 주커버그는 2004년 2월 만 20세의 나이에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인 유대인 더스틴 모스코비치와 함께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이들이 페이스북을 만든 동기는 미국과 세계의 장래를 책임질 차세대지도자간의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데 있었다. 그렇지만 이 페이스북은 급속도로 전 세계에 전파되어 지금은 5억 명의 회원을 확보하게 되었다. 주커버그의 일화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 ; 2010)로도 소개되었으며 이 영화는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자산 가치 450억불로 구글, 아마존에 이어 미국 인터넷기업순위 3위에 올랐다. 불과 10년이 안 되는 기간에 이룬 세계화의 대 성취이다.

◆유대인의 세계화를 배우려면 우선 교육부터 바꾸자

한국인과 유대인은 종교적, 문화적 전통이 전혀 다르다. 그리고 양측이 역사적으로 접촉한 기록도 없다. 논리적이고 타산적인 유대인과 감성을 중시하는 우리와는 정서적으로도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유대인과 한국인 사이에는 적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 영리함과 부지런함, 여성의 강인함 그리고 광적인 교육열등은 대표적인 공통점이다. 그러나 이 공통점은 교육열 그 자체에 국한되고 교육의 목표와 질에 있어서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우리의 교육이 주입식 승부 형이라면 유대인의 교육은 사고와 지능개발을 통한 창의력 배양 형 이다. 여기에서 성패가 극명하게 갈린다. 그래서 유대인의 세계화를 벤치마킹하려면 우선 유대인의 교육부터 배워야 한다. 인재가 모두 같은 것에만 매달리게 하는 떼거리문화를 우리의 교육에서 먼저 추방해야한다. 우리의 전투 형 교육은 교육 후 실생활에서 지식의 응용보다는 그저 학업단계마다 경쟁자를 물리치는 전술만을 가르친다. 왕따를 즐기면서 창의력을 배양하는 유대인, 그리고 이들 왕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유대인사회의 인재양성전략 모두 우리가 각별히 주목해야 할 점이다. 페이스북을 만든 주커버그도 대표적인 왕따였지만 그의 한순간 스쳐가는 아이디어가 이제는 전 세계 5억 명이 서로 친구로 엮어지게 되었다.

세계화에는 주력상표개발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선진국의 모델을 배우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도 세계화를 선도 할 수 있는 국가적 브랜드를 만들어내야 한다. 인물이 되었던 학술이 되었던 아니면 상품이 되었던 이것만은 우리가 세계최고라는 확고한 브랜드를 개발해야한다. 이것이 바로 소수의 유대인들이 세계화 조류를 선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휴대폰이나 가전제품 수준에서 자족한다면 장래가 없다. 소위 일류를 한 가지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나라는 국제사회에서 도약하기 어렵다.

그리고 세계화는 유대인들처럼 체험적인 훈련과정을 필요로 한다. 오랜 세월 속, 그리고 고난의 역사이기는 하지만 유대인은 많은 나라에서 세계화훈련을 받았다. 지구상 168개국에 8600만 명의 화교를 거느리는 중국이 우리보다 빠른 속도로 세계화에 적응하고 있는 것도 무심히 보아서는 안 된다. 검증되지 않은 단일민족론에 기초한 다원화거부의식도 우리의 세계화노력을 저해한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임에도 보잘것없는 소규모의 차이나타운만 볼 수 있는 한국특유의 배타성은 진정 세계화의 걸림돌이다. 세계화의 실질적 대전제인 다민족, 다문화사회도 능동적으로 받아드리자. 우리의 정체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원화된 세계를 향한 우리의 다양성존중의식 전통도 새로이 세워보자. 이 모든 과제를 수행하려면 무엇보다도 국민의 의식구조의 획기적인 전환과 국가주도의 확고한 의지와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대규모 국제행사 몇 개만 유치하면 세계화강국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환상도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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