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는 거친 생명력이 살아 숨쉬는 남미 정글의 모습을 여지없이 그려내고 있었다.
때는 18세기의 남아메리카 아순시온.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식민지 영토 경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었다. 많은 신부들이 거대한 폭포수 상류에 사는 과라니 원주민을 선교하러 떠났다 죽임을 당한다. 하지만 가브리엘 신부는 아름다운 오보에 연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함께 생활한다.
한편 과라니 원주민들을 잔혹하게 잡아 노예상을 하던 로드리고는 자신의 약혼녀 카를로타가 동생과 사랑에 빠진 것을 알고 격분해 동생을 죽이고 만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가브리엘 신부를 만나 사죄의 길을 걷게 되는데….
뮤지컬 ‘미션’은 1986년 롤랑 조페 감독의 동명영화를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영화음악계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와 그의 아들 안드레아 모리꼬네가 음악 감독 및 작곡가로 참여해 시작 전부터 이미 많은 이들로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뮤지컬 미션에서 특히 주목해야할 부분은 바로 ‘음악’이다. 그중 ‘가브리엘의 오보에’란 곡은 세계적인 명곡 ‘넬라 판타지아’의 원곡으로 최근 ‘남자의 자격’ 프로그램에서 또 한 번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음악은 우리의 꿈을 분명하고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어요. 우리가 삶이라는 화음의 일부라고 느끼게 해주죠”
넬라 판타지아의 원곡 오보에 연주곡은 이같은 노랫말을 가지고 객석까지 스며든다. 20곡이 넘는 음악들은 가성과 두성을 넘나드는 배우들의 노래로 관객들을 파고든다.
무대 연출도 굉장하다. 총 28번이 바뀌는 무대는 열대밀림과 중세유럽의 저택 등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웅장하고 거대한 장치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기도, 순식간에 재결합하기도 하며 그 스케일과 기술력을 자랑한다. 120억을 괜히 투자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과라니족이 펼치는 군무도 인상적이다. 제각각이지만 일정한 리듬에 맞춰 역동적으로 표현해내는 안무는 마치 진짜 열대밀림 속 원주민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두 선교사가 종교와 인종의 장벽을 뛰어넘어 화해를 이뤄간다는 스토리는 대중성과 조금은 거리가 멀게도 느껴지지만 대자연의 ‘생명력’을 전달하고 웅장한 스케일과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을 사로잡을 만하다.
한국에서 초연한 뒤 이탈리아와 유럽을 거쳐 브로드웨이로 진출할 예정인 뮤지컬 미션. 전세계인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감동을 선사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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