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개발에 신음하는 한반도] 시작은 했지만 공사는 멈춘 태안기업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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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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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지조성률 20% 불과할 정도로 사업 속도 더뎌…사업규모 상대적으로 적은 충주는 비교적 순항

지난 2005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지정된 태안기업도시 예정부지.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도시개발이 2020년까지 총 9조원을 
투입해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건설할 예정이지만 그 어디에서도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를 빠져나와 자동차로 20분 가량 달리면 서산간척지구와 함께 서해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천수만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서산간척지구는 지난 1980년대초 고 정주영 현대건설 명예회장이 충남 태안군 남면과 홍성군 서부면을 연결하는 방조제(서산방조제)를 만들어 여의도의 48배(104㎢)에 이르는 바다를 땅으로 간척한 곳이다. 서산군 부석면을 경계로 해서 A지구(63.9㎢·홍성군 서부면~서산군 부석면 구간)와 B지구(40.1㎢·서산군 부석면~태안군 남면)로 나뉜다.

태안기업도시(라티에라)는 서산간척지 B지구 122만㎡를 대상으로, 지난 2005년 전국 6개 기업도시 시범사업 가운데 가장 먼저 '기업도시'로 지정됐다. 오는 2020년까지 총 9조원이 투입돼 레저스포츠, 휴양, 비즈니스, 문화 등이 공존하는 관광레저형 도시로 건설될 계획이다.

또 서산간척지(B지구) 중 35만㎡는 지식경제부가 주도하는 지역특화발전특구의 하나인 '바이오웰빙특구'로 지정됐다. 바이오웰빙특구는 현대건설이 오는 2012년까지 총 5995억원을 들여 농업바이오단지와 웰빙컴플렉스, 실버단지 등으로 개발하게 된다.

1호 기업도시인 태안기업도시는 지난 2007년 10월 고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까지 가지면서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됐던 곳이다. 하지만 현재 부지 조성률이 20% 정도에 그칠 정도로 사업속도는 사실상 답보 상태다.

사업시행자인 현대도시개발(현대건설 100% 출자기업)은 지난 2009년 5740억원을 투자해 골프장(36홀) 조성사업을 비롯해 콘도(410실) 건립, 워터파크(2만410㎡) 조성, 컨벤션센터(600석) 신축 사업을 2010년부터 본격화할 계획이었지만 부지 조성 공사 마저도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현대도시개발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세종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내부적으로 사업을 재검토하기도 했지만, 그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각종 인·허가 절차를 밟으면서 지금까지 온 만큼 사업이 순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대건설이 매각절차에 들어가면서 또다시 사업은 멈춰서고 있다. 오는 11월 태안관광레저형기업도시 연결도로가 개통될 예정이지만 이 외에 그렇다할 성과는 아직 없다.

이 마저도 총 사업비 495억원 가운데 절반을 국비로 지원받으면서 가능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도시개발 관계자는 "직접 투자비가 2조원이 넘고, 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 3000억원이 투입되는 등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사업이라 일개 회사가 출자해서는 감당이 안 된다"며 "사업의 성공여부는 정부의 지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태안기업도시와 서산바이오특구를 비롯해 천수만 권역서 추진중인 관광지 7곳, 관광자원 개발계획 10곳 등 다양한 관광자원 등을 연계한 종합 발전방안을 마련,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당초보다 축소될 가능성은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태안기업도시 관계자는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인 2020년까지 계획대로 모든 사업을 완료한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경기침체, 기업에 대한 혜택 부재, 인프라 부족, 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앞으로도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충청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개발 계획도 난항을 겪으면서 과개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충북도가 지난해 말 정부에 지정을 신청한 ‘태양광 산업 특구’는 청주시, 청원군 등 7개 시·군이 포함돼 있다. 충북도내 시·군이 12개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시·군이 특구로 묶인 것이다.

면적만 430만6219㎡에 달하고 예상 총사업비도 2조1779억 원에 달하는 등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충북도는 이 곳에 △태양광산업 부품·소재 생산허브 육성 △R&D 기반 조성 △태양광보급 활성화 기반 및 민간보급체계 구축 △태양광산업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산업단지 조성사업도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충남 서천군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는 당초 지난해 상반기 착공 예정이었으나 지금까지 보상계획 공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등 이런 저런 이유로 곳곳에서 사업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충청권의 또 다른 기업도시인 충주기업도시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공사진척이 빠른 편이다. 부지 조성 공정률이 70%에 이르고 지난 2009년 12월 1차 토지 분양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대상 면적의 절반 정도가 팔려 나갔다.

이는 6개 기업도시 시범지구 가운데 사업규모가 비교적 적은 데다 포스코건설 등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재무구조도 비교적 탄탄하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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