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해 11월 현재 37.4회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8년 12월의 39.3회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
예금회전율이란 일정기간 중에 예금통화가 교환수단으로서 어느 정도 사용되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예금의 월중 지급액을 예금통화의 평균잔액으로 나눠 산출한다.
예금회전율이 높다면 그만큼 돈의 유통 속도가 빨라졌다는 뜻이고, 줄었다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지난해 1월 32.1회에 그쳤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분기에 35~36회 수준으로 상승했으나 3분기 들어 하락세로 전환하며 9월에는 32.5회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뒤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자금 수요가 많은 연말연시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는 더욱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으로는 지난해 1~11월 중 33.3회로, 지난 2002년(35회)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처럼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 한국 경제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소비 등 지출 활동이 활발해진 데 따른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카드 승인실적은 389조원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하는 등 소비시장이 회복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확대되며 고객들이 일반예금을 인출해 요구불예금 등 단기성 자금에 집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저축성예금 회전율은 지난해 7~10월 1.2회에 머물다 11월 들어 1.3회로 소폭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럽 재정위기 등 대내외적 악재가 해소되며 소비자들이 다시 소비를 늘리고 대안투자처를 찾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점도 단기자금의 흐름을 빠르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광의통화(M2, 평잔)의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7월 이후의 하락세를 지속하며 11월에는 7.4%까지 떨어졌다. 반면 협의통화(M1, 평잔)는 10월 9.0%에서 11월 11.8%로 4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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