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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오염된 해양 생태계의 반격…소설 ‘변종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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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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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환경보호단체들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시추 기지 한 곳을 건설할 때마다 20km²의 해저가 오염되고, 그중 3분의 1에서는 살아 있는 생명체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또 거대 에너지 기업들은 이산화탄소가 녹으면 물이 산성화되는 줄 뻔히 알면서도 대기권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심해에 직접 배출한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현재 대표적인 어종 200가지 중에서 70종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고했다. 바다 산성화, 어종 감소, 쓰나미, 핵폐기물 오염 등 해양 생태계는 날로 오염돼가고, 세계적으로 바닷말의 팽창과 물고기의 죽음은 급속하게 증가 중이다. 오염물질이 해양생물에게 미치는 영향은 몇 가지 종의 멸종에만 멈추지 않고, 그 외 많은 종의 생존을 위협하며, 나아가 그 해역의 생태계를 바꾸는 무서운 결과를 초례한다.

소설 ‘변종 1,2’는 이런 생태계의 변화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현실 같은 가상에서 시작된다. 페루의 한 어부가 바다 한가운데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맹독성 해파리 떼가 오스트레일리아 해안 일대를 점령한다. 캐나다 앞바다에서는 매년 찾아오던 고래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고래들은 평소와는 달리 극단적 공격 행태를 보인다.

한편 노르웨이의 석유시추 팀은 노르웨이 앞바다의 해저에서 강력한 주둥이를 가진 이상한 벌레들을 발견한다. 이들은 수백만 마리씩 떼를 지어 해저를 파헤친다. 해양생물학자 시구르 요한손은 시추 팀으로부터 이 벌레들이 시추 사업에 미칠 위험성을 밝혀 달라는 의뢰를 받고 벌레들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요한손은 비정상으로 보이는 일련의 사건들 뒤에 단순한 우연의 연속이 아닌 무언가가 감추어져 있는 것을 예감한다. 뭔지 모를 무언가가 해양 생물들을 도발해서 인간을 공격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 사건들이 뒤엉킨 현실을 알게 된다. 이 모든 사건의 진원지를 찾는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최악의 악몽을 겪게 된다.

‘변종 1, 2’는 환경, 생태, 지질학 등 다양한 학제를 가로지르며 생명의 바다와 해양 생물의 역학관계를 파헤친 탁월한 교양과학서로도 볼 수 있다. 미확인 해양 박테리아의 확산과 쓰나미는 물론 이를 둘러싼 강대국간의 알력까지도 흡인력 있게 묘사했다. 때로는 현미경으로, 때론 망원경으로 바다의 어제와 오늘을 능란하게 넘나들면서, 변종 박테리아와 관련해 오늘날 전 지구적 난제로 부상 중인 해양 생태의 미래를 다각적으로 해부했다.

이런 의미에서 ‘변종 1, 2’는 죽은 기억의 단편들로 살아 있는 미래를 전망한 색다른 방식의 ‘백 투 더 퓨처’이자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오래된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바다의 미래가 어떤 위기 앞에 놓여 있는지 냉철히 내다볼 수 있는 지적 자극과 재미를 한꺼번에 맛보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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