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카드업계 및 은행권에 따르면 KT는 우리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27.65% 가운데 20%를 인수하기로 우리은행과 합의했다. 이로써 KT는 이미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2%와 합쳐 총 22%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3월 양해각서를 체결한 신한카드 지분 14.85%까지 최종 인수하면 KT는 비씨카드의 최대주주가 된다. KT가 2년 가까이 공을 들여온 비씨카드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벌써부터 KT의 비씨카드 인수가 불러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씨카드가 11개 은행과 제휴해 고객과 가맹점 간 거래를 중개·관리하는 대행사여서 통신사와 결합이 과연 어떤 시너지를 낼 지 다양한 셈을 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탄탄한 결제망을 갖춘 비씨카드와 KT의 결합은 분명 단독 신용카드사였던 하나카드와 SK의 결합과는 또 다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향후 KT와 비씨카드가 하나SK카드와는 다른 노선을 택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이미 KT가 카드발급업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상황이고, 하나SK카드의 실적이 좋지 않은 것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진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KT가 모바일카드를 선보여 자충수를 두기보단 자체 통신망과 비씨카드가 가진 은행과의 네트워크를 결합해 새로운 결제 상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비씨카드는 이미 차세대IT추진을 위해 지불결제연구소를 따로 운영해 오고 있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 전업계 카드사의 관계자는 "지불결제를 위한 프로세싱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야말로 비씨카드의 몫"이라며 "지난해부터 모바일 등 결제시장을 위한 개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모바일 결제시장이 활성화 되며 카드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신사와 은행계 카드사 간 결합이 강화됨에 따라 전업계 카드에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수석연구원은 "외국의 경우 비자나 마스터카드와 통신사 간 결합이 기존 전업계 카드사에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마찬가지로 국내 비씨카드와 KT의 결합은 전업계 카드사에 경쟁적 요소를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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