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및 기업대출 금리가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4~5%대였던 은행권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불과 한달새 0.2~0.5%포인트 분포로 올라 최근에는 최고 금리가 6%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데다 기대인플레이션율까지 높아져 시장금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CD 금리는 연초 2.80%에 불과했으나 오름세를 지속하며 지난 8일에는 연 3.09%까지 상승했다. 은행채의 경우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대비해 지난 1월에만 7조2600억원을 발행하며 대출금리 인상을 부추겼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이 채권금리 상승을 앞두고 미리 은행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며 “이에 따라 은행채 수익률도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장금리 상승은 결국 소비자들에 전가돼 가계의 이자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 1월 말 현재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647조8973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9259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292조 8477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2조2639억원 급증했다. 대기업 대출은 53조9823억원으로 1조1269억원 늘어나면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은 198조7479억원으로 5087억원 늘어났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가계부채 위험성 진단 및 시사점’ 보고서에 지난해 3분기 가계부채를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2%포인트 오르면 이자 부담이 분기당 11조7000억원에서 16조1000억원으로 약 4조5000억원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연간으로는 18조원이 증가하는 셈이다.
만약 500만 가구가 CD연동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면 가구당 연간 이자가 360만원이 늘아나게 된다.
연구소는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었지만 위험이 크지 않았던 것은 낮은 금리와 주가 상승 덕이었다”며 “물가 급등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등 가계부채에 우호적이던 외부 환경이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상황은 기업대출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기업대출은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723조3360억원. 대출금리가 0.1%만 올라도 연간 발생하는 추가 이자는 7233억원에 달한다.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예금보다 대출이 많고, 유보금보다는 대출을 통해 운영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대한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출금리가 높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경우는 대기업에 비해 자금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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