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9일 수은이 해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행장은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수출입기관들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과 법 개정 등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행장은 "선박과 플랜트 사업 등을 통해 수은이 기존에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자원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향후 100억 달러 이상의 대형 수주를 많이 하려면 자본이 확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은 6조8000억원 가량.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1% 정도다.
이를 위해 그는 "정부 재정이 어려운 만큼 주식 등 현물 출자를 하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현재 수석부행장을 중심으로 향후 수은의 발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수은법도 개정될 필요가 있다"며 "업무 종류나 지원수단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언급한 수은과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등의 기능 재편 문제에 대해서는 "업무 중복은 일부 있다고 본다"며 "수은은 금융조정자(Financial arranger)로서 해외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다른 기관은 IB 업무에 주력하는 등 각각에 집중하라는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이와 관련해 "투자은행(IB) 쪽에서 인재를 스카웃할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지분의 태그얼롱 행사와 관련해서는 "하나은행 이사회가 남아있어 자세히 말할 수 없다"면서도 "최대한 수은에 이익이 가도록 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태그얼롱을 행사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태그얼롱은 최대주주와 같은 가격으로 지분매도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최근 론스타는 수출입은행 측에 태그얼롱 행사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계약에서 '역마진'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서는 "아직 UAE 측에서 정식 협상 제의가 오지 않은 상태라 역마진을 얘기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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