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공연이 무산되는 산통을 겪은 끝에 한국 무대에 오른 뮤지컬 미션은 월드투어를 목표로 지난 2월 2일 국내에서 세계 첫 초연 무대의 막을 올렸다. 세계적인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작곡가로 참여, 더욱 기대를 모았던 미션은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기존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반응과 개막 첫 주 캐스팅 실수, 안무 연습 부족 등의 평가가 엇갈린 것. 여기에 관객들 사이에서 종교적 색채를 띠었다는 격론까지 가세해 예매처인 인터파크 미션 게시판이 잠정 폐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뮤지컬 미션은 원주민과의 우정과 사랑 등 감동적인 스토리와 웅장하고 섬세한 무대장치로 박수를 받은 반면 배우들의 가창력 부족과 녹음반주 때문에 비평에 시달렸다. 미션을 기획한 상상뮤지컬 측은 유럽 뮤지컬이 노래보다 연기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연기력을 우선하는 연극배우 출신들로 팀을 구성한 것이 논란의 원인으로 파악, 11일 공연부터는 합창단 15명을 투입, 더욱 풍부한 노래를 들려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일주일 동안 이탈리아 제작진과의 협의 끝에 문제가 됐던 캐스팅을 변경하고 배우들의 무대 동선과 조명효과 등을 교정,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제작사 측은 녹음 반주 부분은 보통 라이브 무대에는 20명 내외의 오케스트라가 공연하는데, 작곡가로 참여한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은 90여 명이 녹음했는데 이를 20명으로 축소해 공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에서 녹음 공연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앤줄리엣’ 등 유럽 오리지널 뮤지컬 팀의 내한공연 때도 녹음공연을 했으며, 유럽팀은 대부분 녹음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말했다. 녹음반주는 이미 공연 전 제작발표회 때 우려가 있었던 부분으로 당시 제작사 측은 "90여 명의 로마 심포니타 오케스트라가 한달 여 간 심혈을 기울여 녹음한 것이라 최고의 음질을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제작사 측은 미션이 기존 뮤지컬에 비해 음악성과 드라마적 요소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 관객 불만이 제기됐던 개막 첫 주 공연 8회차 관람객 전원에게 재관람 기회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종교적인 논쟁과 중복성 글 게재 등으로 잠정 폐쇄를 요청했던 인터파크 게시판도 예매자에 한해 글쓰기 횟수 등을 정해 다시 오픈하는 방안으로 이번주 중 재개 된다. 기획사 관계자는 “게시판이 소통의 장이 되지 못하고 과열되는 상황에서 임시 폐쇄를 요청한 후 ID당 글쓰기 방식을 인터파크와 협의 중에 있었다. 이와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양산하기보다 작품성에 믿음이 있는만큼 재오픈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8일 공연을 본 뮤지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션은 기존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면들이 있다”며 “'맘마미아'나 '노틀담 드 파리' 같은 작품에 익숙한 국내 관객으로선 역동적인 안무나 보통 30여 곡이 넘는 넘버들을 기대했을 법한데, 미션은 엔니오 모리꼬네의 수준 높은 곡들에도 불구하고 넘버 수가 적고 연극적인 요소가 많아 생소하게 느끼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션은 세계 최초의 뮤지컬 라이선스를 향후 10년 동안 확보한 한국이 이탈리아 제작진과 손을 잡고 만든 우리나라 뮤지컬의 브로드웨이를 향한 도전 작품이다. 따라서 많은 짐을 안고 시작한 작품이다. 초연인 만큼 그 준비 과정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사 관계자는 현재 많은 논란에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객석 점유율 70%를 지키며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지만 재관람이라는 미증유의 결단을 내리면서까지 이 공연에 대해 재평가를 해달라고 관람객에게 요청하는 것은 이것이 일회성 수입 공연이 아닌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만들어 가는 공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관람은 개막공연 첫 주(2월2일~6일) 예매자를 대상으로, 오는 24일까지 평일(월~금 저녁8시) 공연 가운데 신청 가능하다. 신청은 13일까지 상상뮤지컬컴퍼니 메일(sangsangco@naver.com)로 희망 날짜, 예매자 이름과 ID를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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