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9년 4월부터 시작된 전셋값 상승이 이달 초까지 95주 연속 상승한데다 앞으로 더욱 심각해 질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시점에서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내놓은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는 전·월세 계약 갱신 때 금액 인상 폭이 연 5% 범위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이를 위반할 때는 임차인이 위반 금액에 대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또 전·월세 계약갱신 청구권은 임차인이 1회에 한해 전·월세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다만 임차인에게 연체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 임대인은 이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정부와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당장 단 술이 결국은 독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전셋값 상한제는 예전부터 나오던 얘기인데 여전히 반대”라며 “상한률을 두면 전·월세 공급이 안 되고 전셋값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전세시장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취지는 좋다. 다만 임대차 계약기간 갱신을 1회(최대 4년)에 한해 보장하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안만 보더라도 ‘사유재산 침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전세 놓고 전세 사는 사람들‘만 감안해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집 주인은 계약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재계약을 꺼리거나 신규 계약을 할 때 가격을 대폭 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입법 취지와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것.
이보다 더 한 문제는 ‘체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부동산은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시장이다. 실제 피부에 와 닿지 않은 채 일반적인 흐름 또는 통계상 수치만으로 판단할 경우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민주당의 이번 전·월세 대책 발표가 무언가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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