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취임 7개월을 맞는 조현오 경찰총장과 퇴임 7개월을 앞둔 김준규 검찰총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조직을 살리기 위해 수장에 힘이 실리는 것은 같지만, 방식은 완전 다르다.
우선 조 청장에게는 ‘밴드웨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유력수장에게 힘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아직 임기를 반도 마치지 않은데다, 전의경 구타.가혹행위 가해자 전원 방출 등 강도 높은 지휘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에 제출된 경찰내부개혁안 중 하나인 ‘경찰대 폐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경찰대출신’ 인사들의 지지표도 받고 있다.
앞서 조 청장은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졌다. 경무관 등 고위인사나 실적주의 등 논란이 끊이지 않자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어 인사청탁을 거부했으며 230억원의 형사활동비를 확보해 경찰 처우개선에도 나섰다. 뚝심있는 경찰수장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함바 비리가 터졌을 때도 브로커 유상봉씨와 접촉한 경찰 간부들의 자진신고를 받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는 평이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전의경 구타행위나, 함바 비리로 경찰조직이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경찰 수뇌부 중 조 청장만큼 유력한 지휘관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임기를 반년여 앞둔 김 총장에게는 ‘언더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낙마 위기에 처한 검찰 수장에게 동정표가 쏠리고 있는 것이다.
1년반만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직접수사에 나선 C&그룹 비자금 사건에서 임병석 회장의 ‘입’을 열지 못해 사실상 실패한 수사로 평가되고 있다.
또 정.관계 비리를 밝히겠다고 나선 태광.한화그룹 수사도 6차례 핵심연루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흐지부지’한 결말을 맞게 됐다. 이 때문에 '특수통’으로 명성을 날린 남기춘 서울서부지검장이 ‘퇴임식’도 못한 채 옷을 벗었다. 유력 고검장 후보의 퇴진에 검찰조직이 위기감에 휩싸인 게 현실이다. 이런 위기감은 ‘레임덕’ 논란이 끊이지 않던 김 총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총장의 레임덕을 막고자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은 사회지도층.토착 비리 등에 대한 2차 사정수사를 펼칠 태세다.
대검 고위관계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검찰 전체적으로 위기상황인 것은 맞다”며 “김 총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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