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차남 유훈 부회장을 대신해 보유주식 36% 이상을 차입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합쳐 유 회장 지분 78% 이상이 금융권에 잡혀 있다. 담보 제공 확대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됐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측했다.
10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 회장은 7일 기준 제일저축은행 지분 478만주(발행주식 대비 37.22%) 가운데 78.34%에 해당하는 375만주를 금융권 차입 담보로 제공했다.
유 회장은 2008년 2월 200만주를 담보로 대출받았다.
차남인 유 부회장이 작년 3월부터 이달 7일까지 기업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도 부친 지분으로 담보를 잡혔다. 이런 지분은 모두 175만주다. 이 물량은 유 회장 지분 가운데 36.56%에 달했다.
유 부회장은 제일저축은행 지분 6.08%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작년 4월 유 부회장은 제일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3.50%포인트 지분을 늘리면서 5% 이상 보유자가 됐다.
당시 유상증자는 1주당 6100원에 모두 150억원(246만주) 규모로 진행됐다. 1998년 0.8% 지분을 처음 얻은 유 부회장은 유상증자 전까지 3% 미만을 유지했다.
유 회장은 유상증자 참여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유 부회장 대신 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관측됐다. 담보 제공은 유상증자 납입 이틀 전에 이뤄졌다.
유 부회장은 제일저축은행 자회사인 제일이저축은행 부회장도 맡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인 유상증자 또는 증여로 대주주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주식담보대출 역시 경영권 승계 자금을 마련하는 차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차남을 대신해 담보를 제공했다는 사실 이외에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제일상호신용금고 후신인 제일저축은행 대주주 구성은 창립 시점인 1972년 이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유 회장이 40년 이상 회사를 이끌어 왔다.
제일저축은행은 자산 3조6500억원으로 업계 4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9월 말 8.36%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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