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비할 엄두도 못내고 있다. 지난 2009년 2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탓에 필수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로넥스트와 독일 증권거래소가 합병을 논의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와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가 합병에 합의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거래소 간 통합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언제 아시아의 거래소가 M&A 대상에 포함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은행인 샌들러 오닐의 리처드 레페토 연구원은 "아시아 거래소가 합병될지, 거대한 글로벌 거래소가 나타날지가 앞으로 가장 큰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NYSE 유로넥스트가 지난 2007년 NYSE와 파리, 암스테르담, 브뤼셀의 증권거래소 운영업체가 합병해 탄생했으며 나스닥이 스웨덴의 OMX를 인수했지만, 도쿄나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거래소와의 M&A 협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NYSE 유로넥스트와 독일증권거래소 통합으로 이들 거래소는 거래량과 보유 현금 규모 면에서 더욱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이라며 "아시아 증시 거래소통합과 관련해 아직 유효한 논의는 없지만 다음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분위기에도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응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이유로 꼽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상장이다. M&A를 추진하기 위한 첫 작업부터 멈춰있는 것이다. 몇 해전부터 상장을 추진한 바 있지만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더이상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관련 작업들이 정지된 상태"라며 "정부 방침에 따라 갈 수 없는 구조라 선진국 거래소들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CME나 EUREX 등과 연계해 야간선물시장을 운영하거나 스페인 거래소그룹(BME)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협력 강화작업은 이어지고 있다. 라오스나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장을 대상으로 거래소 시스템 수출도 지속되고 있다.
거래소 간 M&A를 통한 글로벌화는 향후 가속화될 예정이라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간 인수 합병이 모두 끝나면 전세계 3~4개의 거래소만 남게 될 것이란 전망도 등장하는 상황에서 뒤늦은 상황판단은 자칫 외국 거래소의 먹이감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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