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학회, '공정(公正)'으로 만난 정치학과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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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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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개최

10일 열린 '공정사회와 경제학'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철학과 정치학에서 화두로 삼는 ‘공정(公正)사회’와 경제학의 최대 고민인 ‘분배’를 함께 논의하는 이색적인 학술대회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경제학회 주관으로 열린‘2011 경제학 공동학술대회’는 하버드 대학교의 정치철학과 교수 마이클 센델이 저술한‘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촉발된 ‘공정사회’에 초점을 뒀다.

이날 사회자로 참석한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경제학에서는 공정이란 단어를 ‘이퀼리브리엄(균형)’으로 사용한다”며“철학과 정치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공정성’을 조명하고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공정한 사회와 정의론의 철학’이란 주제로 발표한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절차적 공정성을 지지하며 ‘정의>공정>공평’의 역학관계를 조명했다.

윤 교수는 “공정, 공평을 초월한 개념이 바로 ‘정의’”라며“정의와 공정성을 대한민국 헌법이 지향하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등과 접목시켜 사회경제적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우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마이클 센델의 말을 빌어 한국이 그동안 정의에 대해 목마름이 컸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분배적 정의=기회의 평등’이라는 공식에 공감하지만 ‘결과의 평등’에 대해서는 선을 분명히 긋는다”라며“이것은 한국이 복지국가로 가는데 장애물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공정과 배려라는 개념을 들어 사회복지의 적정한 범위에 대해 논했다.

이 교수는 “공정한 사회는 인간답게 살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며“사회통합과 안정을 얻기위해 사회복지라는 명목을 내세우면 안된다. 다만 사회복지는 불필요한 왜곡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급격한 민주화와 산업화를 거치 한국경제의 특이성에 주목했다. 사유재산을 갖는데 있어서 공정성이란 개념을 인식해 오지 못했다는 것.

특히 우리나라 재벌기업들의 지분구조에 대해 비판하고“1970년대 재벌기업들의 시드 머니(Seed money)를 정부가 지급한 것처럼 당시 기업들은 거의 국유기업과 같은 혜택을 받아왔다”며 “이런 틀 안에서 공정성의 개념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학에서는 역사성과 가치판단을 제외할 수 있지만 국가의 정책을 입안할 때는 배제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의 성장과정을 반영해 유럽과는 다른 복지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유장희 교수는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공정성'이란 개념도 변화하기 마련"이라며 "경제학 학회에서 '공정성'이란 개념을 다뤘다는 것 자체는 매우 의미가 깊은 만큼, 앞으로 학자들이 이 분야와 관련한 연구에 경주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하성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제41대 한국경제학회’ 회장에 취임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오는 11일 ‘한국경제와 G20 : 새로운 통화질서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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