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본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은 이후 ‘재수생’의 심정으로 일본 현지 업체들이 요구하는 제품 스펙에 최대한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는 “일본 시장 진출을 선언한 2010년보다 향상된 기능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올해는 현지 업체들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다양화해 일본 시장 진입에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아이엔씨테크놀로지는 모바일 TV용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2009년 기존의 RF칩(DMB 아날로그 신호 수신칩)과 베이스밴드칩(디지털신호 변환칩)을 따로 내장하는 방식을 벗어나 두 칩의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내장한 칩인 SoC를 업계 최초로 개발하며 국내 DMB 수신칩 시장의 약 80% 점유한 선도 업체로 거듭났다. 이후 국내에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
특히나 일본시장은 국내 모바일 TV 시장의 3배 이상 되는 최대 시장이라 아이앤씨테크놀로지 입장에선 탐낼만하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휴대폰 모바일 칩 시장은 최소 3500만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일본 시장 진출을 시도한 것은 SoC개발 직후부터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규모를 가진 일본에 가장 먼저 진출한다는 전략이었지만 시장 진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우리 제품이 월등하다는 판단이 있었지만 일본 현지 시장 사정에 어두운 측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엔씨테크놀로지는 올해 안으로는 반드시 일본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일본 현지 업체들이 요구하는 제품 스펙에 맞추기 위해 제품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과거에는 두 가지 칩을 일원화한 SoC칩을 위주로 시장 진출을 모색했으나 올해는 SoC는 물론 RF모듈 칩 등 스펙을 다양화 해 접근하는 것.
기술면에서도 신호 수신 감도를 향상시키는 등 업그레이드를 계속하고 있다. 기존 2세대보다 칩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인 3세대 SoC 출시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일본 시장 진출이 그렇게 녹록치만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업체와 업체가 일대일로 계약을 맺는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중간에 유통업체가 끼어 있는 구조다. 영업력으로 유통업체를 뚫고나면 기술력으로 다시 현지 생산업체를 뚫어야 하는 셈이다.
일본 시장 자체의 텃세도 만만치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은)전자제품 관련 장비에 관한한 자국의 기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워낙 강해 해외 업체들의 제품을 잘 쓰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본은 여전히 RF칩과 베이스밴드칩을 따로 쓰는 방식을 고수한다”며 “월등히 향상된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일본 시장 진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이앤씨테크놀로지의 한 관계자는 “기술력에서 아이앤씨테크놀로지가 일본 업체들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한다”며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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