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카드사 입장에선 고객이 원하는 모든 날짜에 맞춰 결제일을 정할 순 없는 노릇이다. 연체율 뿐 아니라 인력관리, 전산개발 등을 고려해야 하는 속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결제일은 카드사 정책에 따라 결정되며 선택가능한 일수도 각 사마다 다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3~4개에 불과했던 결제일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우리은행, NH카드의 경우 매월 1일부터 27일 중 하루를 결제일로 정할 수 있다. 고객 선택의 폭이 가장 넓은 셈이다.
이어 삼성카드는 13일, 하나SK카드는 12일, 롯데카드는 9일, 현대카드는 7일 중 하루를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사마다 결제일로 정할 수 있는 일수가 다른 이유는 카드사가 월말 연체율을 관리하고 결제대금 처리시 드는 비용 등을 낮추기 위해서다.
카드사들은 우선 공통적으로 매월 28~31일은 결제일로 정할 수 없도록 했다. 예컨대 28일이 결제일일 경우 월말 영업일이 짧아 카드사가 연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깜박 잊고 결제를 하지 않으면 카드사가 이를 처리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2월이 28일까지 밖에 없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결제대금 처리는 전산시스템 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청구서 발행부터 입금 확인까지 모두 전산처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산시스템 개발이 진전될수록 결제일을 관리하기가 수월해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개발과 이를 직접 처리하는 인력에 드는 비용을 고려해야만 한다"며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결제일을 일부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신 고객군이 다양해지며 결제일 범위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짐에 따라 결제가능한 일수를 늘리기도 한다. 실제로 하나SK카드의 경우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다음달부터 결제일을 하루 더 추가하기로 했다.
일단 결제일을 선택하고 변경을 할 때에는 고객 본인 확인이 필수다. 카드사가 연체율 관리 등을 위해 또 한번 점검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들은 다소 번거롭더라도 전화 상담원을 통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상에서 본인 확인 후 바꿔야 한다. 한번 변경하고 나면 60일 이내 재변경이 불가능한 것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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