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앞두고 `동해안 눈폭탄' 쏟아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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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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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해안에 무려 1m가 넘는 기록적인 `눈폭탄'이 쏟아져 주택과 차량, 도로를 집어삼켰다.

강릉과 동해, 삼척 등은 도시 기능 자체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상황까지 맞았다. 11일에는 강릉에 77.7cm의 눈이 내려 하루 신적설량으로는 1911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00년 만의 폭설이 한겨울인 1월이 아니라 봄을 앞둔 2월에 쏟아진 점도 기상 당국을 놀라게 했다.

그렇지만 동해안 지방에 2~3월 많은 눈이 내리는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찬 대륙고기압이 2월에 접어들면서 세력이 점차 약해짐에 따라 우리나라 남쪽에 저기압이 만들어져 눈구름대를 형성하는 북고남저(北高南低)형 기압배치가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을 포함해 2000년대 들어 강원지역에 내린 폭설(20㎝ 이상) 9차례 가운데 7차례가 2~3월에 집중됐다.

2005년 2월15일 대관령 적설량이 68.5㎝을 기록하는 등 동해안 지역에 폭설이 내려 일부 학교에 휴교 조치가 내려졌다.

2001년(2월15일, 춘천 25.2㎝)과 2004년(3월4일, 영월 24.7㎝), 2005년(3월4일, 대관령 68.5㎝), 2009년(3월26일, 홍천 40㎝), 2010년(3월9일, 대관령 108.8㎝)에도 봄을 앞둔 2~3월 강원지역에만 엄청난 양의 눈이 내렸다.

12월과 1월 많은 눈이 온 해는 2001년(1월7일, 대관령 97cm), 2008년(12월21일, 미시령 105㎝) 뿐이었다.

속초의 역대 기상자료를 보면 2월 최심적설(하루동안 내린 눈의 양) 극값(최대)은 123.8cm(1969년 2월21일)로 1월 극값 60.4cm(1978년 1월2일)의 배를 넘었다.

속초의 1월 최심적설 최대치는 2월의 역대 5위 기록(1996년 2월18일, 87cm)에도 미치지 못했다.

1월에는 찬 대륙고기압 세력이 워낙 강해 중국 남부지방 등에 저기압이 형성되기 어렵지만 2월 들어 고기압이 약해져 우리나라 남쪽에 저기압이 만들어지면 북고남저의 기압 배치로 북동풍이 자주 분다.

상층에 있는 찬 공기가 북동풍을 타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해수면을 따라 내려오면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눈구름대가 동해안 상공에 만들어지는 것이 `2~3월 동해안 폭설의 메커니즘'이다.

이번에도 북고남저로 기압이 배치된 상태에서 눈구름이 강한 동풍을 타고 동해안으로 유입돼 강원지역에 대설이 왔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상층 5㎞에 영하 30도 안팎의 찬 공기가 머무르는 가운데 우리나라 북쪽에 찬 대륙고기압이 위치하고 일본 열도를 따라 저기압이 지나는 북고남저형의 기압 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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